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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야기

외국인 감독 선호, 히딩크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니다.

by 소금인형2 201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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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자진사퇴를 한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후임 감독에 누가 선임될 지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축구협회에서는 국내감독과 외국인 감독 등 10여명을 선정하여 그 중에서 후임감독을 선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선임에 대한 재미있는 여론 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중 43%가 차기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 감독을 원한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국내 감독을 원한다는 대답은 39%를 차지해 두 사이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조금 깊이 들어가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응답자 중 자신이 평소 축구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반이 외국인 감독을 선호한다고 답변했습니다. 반면 축구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사람들은 내국인 감독을 더 선호했습니다. 연령에 따른 차이도 발생하는데 60세 이상의 응답자들은 57%가 한국인 감독을 선호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평소 축구에 관심이 있으면서 축구협회가 개혁되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들은 외국인 감독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축구대표팀의 성적만 놓고 따져 본다면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외국인 감독이 성공한 사례는 아마도 2002년 히딩크 감독이 유일 할 것입니다. 개최국의 프리미엄도 있었지만 월드컵 4강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고 여기에 국민들의 화합과 다이나믹한 열정은 덤으로 얻은 소득이었습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후 부임한 코엘류,본 프레레,아드보카트,핌 베어벡 등의 외국인 감독들은 2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만 대표팀을 맡았고 그 끝도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상상수의 사람들이 축구국가대팀 감독에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것을 원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한 히딩크 감독에 대한 좋은 기억, 향수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축구협회의 변화와 개혁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감독으로는 이를 이룰수 없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외국인 감독이 축구대표팀을 맡게 되는 경우에는 축구협회의 간섭이나 외압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팀을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감독은 국내 축구계에 연고와 인맥이 없기 때문에 굳이 축구협회의 눈치를 보는 일도 덜 합니다. 오로지 자신의 선택과 전술에 의해 나타난 결과를 평가 받으면 그만인 것입니다. 반면 국내 감독의 경우에는 나중에 대표팀 감독을 그만두더라도 계속해서 축구계에서 부딪혀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의 과정을 지켜보며 대표팀 감독과 축구협회의 이러한 관계를 잘 알게 된 많은 축구팬들이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해외 축구계의 흐름을 잘 알지 못하고 우물안 개구리 식의 전술과 대응으로는 영원히 축구 변방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함께 국가대표팀에 세계축구의 흐름을 접목시켜줄 감독이 절실한 것입니다.    

하지만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국내 감독이 맞느냐 아니면 외국인 감독이 맞느냐 하는 문제는 2차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현재 축구협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는 누구를 감독으로 선임하느냐가 아니라 그동안 계속해서 논란이 제기되었던 축구협회 내부의 인맥에 의한 부조리와 부실한 행정운영을 어떻게 개혁하느냐 일 것입니다.

 

 

국내 감독을 선임한다고 하더라도 축구협회에서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선임된 감독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면 국내 감독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많은 수의 축구팬들이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히딩크 시절의 좋았던 향수 때문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축구협회가 개혁되고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있다는 것을 축구협회 관계자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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