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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개과천선 마지막회, 먼 길을 돌아온 아들과 믿고 기다려준 아버지.

by 소금인형2 2014.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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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마지막회가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드라마 <개과천선>이 당초 예정된 횟수보다 짧게 개과천선 마지막회를 방송하며 아쉬운 조기종영을 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월드컵 중계로 결방을 해야했고 이 때문에 주연 배우들의 일정조절에 실패하여 방송횟수가 줄어드는 바람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다 못했고 마지막회를 맞기는 했지만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드라마 <개과천선>은 명품드라마라 불릴 만큼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었습니다.

 

오로지 돈과 명예만을 위해 약자들을 동정하지 않고 성공가도를 달리던 에이스 변호사가 뜻밖에 사고로 기억을 잃은 후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 구조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 <개과천선>에 좋은 반응을 보인 이유는 먼저 기억을 잃기 전 삶과 기억을 잃은 후의 정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며 진정한 의미의 정의가 무엇인지 갈등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한 김명민의 탁월한 연기력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김석주 변호사(김명민 분)가 맡게되는 사건들이 모두 우리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이었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드라마 상의 가상의 법정에서 지켜지는 정의의 모습에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훗날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개과천선>을 잘 짜여진 법정드라마, 혹은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는 현실 참여 드라마로 기억하겠지만 개과천선 마지막회를 보며 필자의 가슴속에 깊이 남게된 것은 드라마 <개과천선>은  먼 길을 돌아온 아들과 그 아들을 믿고 기다려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김석주 변호사의 아버지는 판사 출신의 변호사로 전직 국회의원입니다. 판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독재 정치 아래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렸다가 결국 판사직을 그만두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약자의 편에 서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늘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대의를 위해서 동분서주 했기에 가족의 곁을 지키지 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김석주 변호사가 가진자들만을 변호하며 돈과 명성을 쌓아가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심지어 아들 김석주 변호사는 기억을 잃기 전까지 아버지와 왕래도 하지 않으면서 남보다 못한 관계로 지냈던 것입니다. 어린 아들의 눈으로는 병든 어머니와 자신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 무척이나 원망스럽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아버지도 자신의 아내와 아들 석주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김석주 변호사가 아버지와의 사이가 멀어지면서 아버지의 삶과는 반대의 삶을 살기로 어긋나기 시작한 사연이 <개과천선> 마지막회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철거민 문제에 관련해 변호를 했을 때 철거민 중 한명이 집으로 들이닥쳐 ' 왜 해결하지도 못할 일에 나서냐'며 난동을 부렸고 이일로 인해 석주의 어머니가 다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당시 아버지는 낚시를 가서 집을 비운상태였고 이일을 계기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부자지간이라는 천륜은 쉽게 끊어지는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비록 조기종영 때문에 급하게 서두르는 감이 없진 않았지만 아들 석주와 아버지는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서로를 이해하는 감동어린 화해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과거 낚시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버지에게 석주는 별 일 아니라는 듯 "그래서 낚시를 싫어 하셨던 거냐" 며 덤덤하게 물어봅니다.

 

석주도 이미 어린 시절의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하고 진심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들의 덤덤한 표정에 아버지는 자신의 독선 때문에 아들이 먼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고 이런 아버지를 보며 석주는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내가 만든 마음의 적과 싸웠던 것" 이라며 진정한 화해를 하게 됩니다.

 

 

드라마 <개과천선>은 사회성 짙은 소재들과 스릴 넘치게 진행되는 법정 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법정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언변의 향언보다 더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아픈 상처 때문에 아버지를 멀리하며 먼 길을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아들과 그 아들을 묵묵히 믿고 기다려준 따뜻한 아버지의 만남과 화해가 아니었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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