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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내가 '솔약국집 아들들'을 즐겨 보는 이유

by 소금인형2 2009.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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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안방 극장은 침체기 라고 합니다.

MBC에서 곽경택 감독까지 투입하여 제작한 드라마 "친구"도 한자리수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출발했습니다. ( 물론 드라마 친구는 앞으로의 전개 과정을 더 두고 봐야 겠지만) 영화배우 스타들이 속속 안방극장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방송 3사에서는 출연하는 스타들에 걸 맞는 대형 드라마 , 특집드라마들을 제작하고 있지만 정작 시청률은 기대했던 것 만큼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드라마의 총체적 위기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드라마 중 선전을 하고 있는 드라마를 꼽으라면 완전한 성인 남자로 돌아온 가수 이승기의 연기가 물이오른 SBS의 "찬란한 유산" 그리고 KBS의 "솔약국집 아들들" 정도입니다. "찬란한 유산"은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38.4%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40%대의 초대박 시청률에 한 걸음 더 다가 서고 있습니다.이승기와 한효주의 신선한 연기에 김미숙,반효정 등의 중견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가세해 사람들의 호응을 많이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솔약국집 아들들"은 방영초 파죽지세로 20%대의 시청률을 돌파한 이후 현재는 25% 시청률 대에서 약간은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불륜과 배신, 그리고 복수가 없는 드라마.

나는 "솔약국집 아들들"을 자주 봅니다. 자주 보는 정도가 아니라 <본방사수>를 외치며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보고 있습니다.내가 이 드라마를 열심히 보는 이유는 이 드라마가 한동안 우리 TV를 장식하던 일반 드라마의 소재들과는 거리가 먼 소재를 가지고 (어찌보면 복고풍의 소재 이기도 하지만) 진행되고 있어서 입니다.

솔약국집에는 불륜과 배신 그리고 복수가 없다.

한동안 우리 드라마는 정상적인 사랑이 아닌 불륜이 대세를 이루었으며 따듯한 사랑보다는 배신이 그리고 이 배신을 복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적 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드라마속의 악역을 보면서 욕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으며 인간이 어느 정도 까지 무서워 지는 지에 대해 드라마를 통해 알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솔약국집에는 이런 요소들이 없다. 이런 요소들이 없다보니 극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사람들은 솔약국집을 보면서 다음 이야기에 대해 조마조마 기다리지도 않습니다. 그 만큼 드라마가 여유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TV에서 하는 드라마가 꼭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주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말 그대로 드라마 입니다. 일상의 이야기 인 것이지요.
우리는 너무 많이 일상의 이야기가 아닌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에 익숙해 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솔약국집에는 가족과 이웃이 있다.

솔약국집에는 가족과 이웃이 있습니다. 대가족이 모여사는 집안이 있으며 여기에서 가족들이 북적북적 대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 소재는 결혼은 못한 아들들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여기에는 그 아들들을 둔 어머니 , 그리고 그 어머니 몰래 옛사랑을 만나는 아버지 , 그 모든 가족을 아직도 품에 안고 있는 할아버지 등.. 우리가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웃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많이 없어진 골목이라는 것..
골목안에 같이 사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각자의 삶과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얼마전까지 우리의 이웃과 함께 살았습니다.


솔약국집에는 수줍은 사랑이 있다.

드라마에서 사랑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단골 메뉴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에 사랑이 없을 수는 없으니까.
솔약국집에서는 이 사랑을 이야기 하는 방식이 번잡하지 않습니다. 사랑하지만 숨죽여 지켜보는 사람이 있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시선이 가있는 사람을 보면서 안타까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사랑의 표현은 화려하지도 유난스럽지도 않습니다.
조용히 그러나 한결같이 사랑을 표현하는 솔약국집의 사랑..어찌보면 드라마에서 자극적인 사랑만을 보아오던 우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화려한 전투신이 있는 사극도 좋습니다. 뜨겁게 사랑하는 청춘남녀의 이야기도 좋습니다.가끔은 의리를 강조하는 조폭드라마도 좋겠지요.하지만 한동안 우리의 안방극장은 한 주당 한번씩의 주먹질 액션과 음모와 배신, 그리고 복수에 너무 길들여 졌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솔약국집 아들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뜨겁거나 요란스럽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 있을 것 같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한 주간의 피로를 여유롭게 풀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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