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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자명고 쓸쓸한 퇴장이 아쉬운 이유

by 소금인형2 2009.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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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 드라마 "자명고"의 후속작인 "드림"의 방영일정이 확정된 듯 하다.

7월 27일 방영시작이니 자명고는 7월 21일 , 얼추 계산해 보면 39회로 종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최초에 총 50부작으로 기획되었으니 39회 이면 조기 종영되는 셈입니다.

자명고는 우리 고대사의 설화로 전해져 오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모티브로 제작된 사극이었습니다.
낙랑공주가 사랑에 눈이 멀어 찢어 버렸다는 북이 바로 자명공주라는 사람이었다는 가정하에 시작된 드라마 이지요.
자명고는 첫 방송 당시 MBC <에덴의 동쪽>과 KBS <꽃보다 남자> 라는 대박 드라마 사이에 끼여 주목을 받지 못했고, 이후에도 MBC <내조의 여왕>, <선덕여왕>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끊임없이 조기종영설에 시달려왔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억세게 운이 안 좋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죠.                                                                                                              <드림의 주연 손담비>
최근 영화 김씨표류기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여자 김씨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던 정려원의 첫 사극 도전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 드라마는 결국 경쟁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밀려 빛을 보기도 전에 종영되게 되었습니다.

자명고 너무 강적들과 싸우다.

자명고의 시청률 부진의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로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었던 타 방송사의 경쟁작품이 너무 강적이었다는 점입니다.
MBC는 한찬 에덴의 동쪽이 파국을 향해 치닫게 되었을 때였고 이어서 방송된 "내조의 여왕"은 잊혀졌던 김남주를 다시 CF 계의 퀸으로 복귀 시킬 만큼 파괴력 있는 드라마 였습니다.
여기에 전국에 꽃남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꽃보다 남자"까지 가세해 아무리 작품성이 좋은 자명고라고 하더라도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고현정의 드라마 컴백작인 "선덕여왕"까지 정말로 자명고는 지지리도 복이 없는 드라마 였는지도 모릅니다.

카리스마 없는 배우들..시청자들이 외면하다.

자명고에는 카리스마가 없습니다. 메인 타이틀 주인공이 여성인 이유도 있겠지만 상대역이었던 호동왕자도 그 다지 카리스마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호동왕자라는 인물 설정이 유약하고 고뇌하는 (마치 섹스피어의 햄릿 처럼) 인간형이어서 그런 면도 있었지만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역활이 카리스마를 가지고 시청자들을 끌어 들여야 하는데 자명고는 이런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또한 조연배우들도 제 몫을 못했던건 마찬가지 였습니다.
오랜만에 TV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낸 문성근은 오히려 너무 카리스마를 억제하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왕의 역활에 머물게 되었고 드라마나 사극에 꼭 있어야 할 감초역활을 하는 연기자도 눈에 띄지 않은 점은 아쉬움 중에 하나 입니다.

시청률에 묻혀 버린 탄탄한 구성과 개성연기

자명고가 이렇게 결점만 많은 드라마 였을 까요?
자명고를 찬찬히 살펴 보면 그 탄탄한 구성은 다른 드라마 못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명고가 사람 - 공주 였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드라마 구성은 마침내 형제 끼리의 칼부림으로 막을 내리는 파국을 향해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가고 있었습니다.어릴 적 호동왕자와 자명공주,낙랑공주의 인연과 낙랑국이 한나라로 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태생적 원한관계등..결말을 위한 여러 장치가 훌륭히 준비된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한없는 모성애를 보여준 김성령씨의 연기와 장난기있는 표정 또는 실연에 찬 표정등을 연기한 정려원씨의 연기는 크게 흠 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또한 악녀의 역활을 실감나게 표현한 이미숙씨의 연기도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을 돋게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명고가 조기종영을 하는 이유는 시청률이 인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한자리 수 대를 유지하는 시청률은 드라마를 이끌어 가야 할 감독과 주연 배우들에게는 큰 부담이었을 것입니다.

뒤늦게 자명고의 조기종영을 반대하는 시청자의 목소리가 들려 오고 있지만 이젠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자명고를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 이 드라마가 또 하나의 매니아 드라마로 남겨진다는 것이 서글픈 뿐 입니다.

끝으로 자명고를 감독했던 이명우 감독의 말을 옮겨 보겠습니다.
자명고를 감독했던 이명우 감독은 최근 SBS의 자명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겨 자명고의 조기종영에 대한 심정과 아쉬움을 밝혔습니다.


자명고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말씀 전합니다.  지난주에 자명고가 39회로 편성 결정이 난것 같습니다.
방송국의 입장에서, 많은 제작비와 인원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그에 상응하는 시청률이 나오지 못하게되어 결과적으로 조금 일찍 문을 닫게 되지만... 방송국의 입장도 잘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무엇보다도, 연출자가 조금 더 잘해서... 시청자들의 넓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았을텐데...아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합니다.
처음 자명고 시작할때, 고사를 지내면서, 사고 없이 잘 끝나게 해달라고 빌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물론 높은 시청률도 좋고, 다른 것도 좋지만... 가뜩이나 사고의 위험을 가득 안고 있는 사극의 제작이란 실로 쉬운일이 아니지요...
큰 인명 사고 없이 (약간의 작은 사고는 있었으나...) 이제 한달여의 제작기간을 남겨둔 시점에서..
끝까지 사고 없이 모두가 행복하게 촬영을 마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의 문을 열때 처음의 마음과 처음의 열정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금 드라마의 구성이 빨라 졌지만...
원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끝까지 전하려 합니다.

                                                                                     <SBS 자명고 홈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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