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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기황후 마지막회, 악인 염병수의 변명에 공감이 가는 이유.

by 소금인형2 2014.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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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아무도 웃는 사람 없는 새드앤딩의 마지막회로 끝을 맺었습니다. 드라마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갈등의 요소인 기황후와 매박상단의 대결은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한 황제 타환의 죽음을 감수한 희생으로 기황후의 승리로 끝났으며 이 과정에서 기황후를 제외한 황태후, 골타 등 모든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으며 황제 타환도 사랑하는 여인 기승냥의 품에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기황후>의 제작진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역사왜곡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나 봅니다. 드라마 끝부분에서는 몇년후, 몇년후 라는 자막과 함께 기황후가 자신의 오빠들이 고려에서 처형된 것에 대한 복수로 고려를 침공하는 사실과 홍건적의 침략을 막기위해 출전한 대승상이 전사한 것, 그리고 반란군이 수도를 점령하여 북으로 쫒겨가게 되며 황제 타환은 기승냥의 품에서 최후를 맞는 장면들이 나열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기황후가 오빠들의 복수를 위해 고려를 침공하고 되는 것은 지금까지 보여준 기황후의 모습과는 너무 상반되기에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대승상 탈탈의 죽음도 역사기록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드라마 시작 시점에 내보냈던 역사왜곡에 대한 입장을 마지막에도 똑같이 사용했습니다. 바로 드라마 <기황후>가 기황후의 삶을 드라마 적으로 재구성했다는 메세지 입니다.

 

 

<기황후> 마지막회에서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은 염병수의 입을 통해 전달된 강렬한 메세지 였던 것 같습니다. 황제 타환의 죽음까지 감내하는 희생정신 덕분에 매박상단 일당과 그들과 손잡고 새로운 황제를 옹립하려 했던 황태후 일파를 제거하게 된 기황후는 끝까지 남아있던 염병수를 잡아들이게 됩니다. 염병수를 향해 동족을 배신하고 비열한 행동을 했다고 기황후가 꾸짖자 염병수는 나라가 백성을 죽이는데 뭐라도 빨아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 라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합니다. 

 

 

" 너도 살기 위해 남들 짓밟으며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냐, 너는 황후가 되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을 뿐이다. 내 죄를 따진다면 운이 지지리도 없는 거.. 하필 태어나도 이 고려같은 형편없는 나라에 태어난거.. 내가 도대체 뭔 죄를 지었는가."

 네 죄가 무엇인지 모르느냐 라고 묻는 기황후에게 염병수는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결국 염병수는 사람들의 뭇매를 맞고 최후를 맞이 했지만 이런 염병수의 모습을 바라보는 기황후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물론 염병수라는 인물은 드라마 <기황후>가 방송되는 내내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악역입니다. 자신의 안위와 출세를 위해 배신을 서슴치 않았으며 같은 처지에 있는 고려 백성들까지 착취하며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악인이 최후를 맞아 내뱉은 일침은 최근의 우리나라 현실이 투영되면서 왠지 모를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수백년 전에도 그랬듯이 지금도 국가는 국민들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합니다. 때로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문 " 국가가 무엇을 해 줄지를 바라지 말고 먼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지를 찾아라." 를 들먹이며 대의를 위해 국가를 위해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희생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들에게 기본적으로 해 주어야 할 일을 제대로 했을 때 가능한 이야기들입니다.

 

아직도 1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침몰사건을 보면 관행이라는 이유로 만연된 부정과 부패, 사고수습에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의 모습 등을 통해 과연 지긍의 우리나라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준다라는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많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수백년 전의 국가에서 통했던 억압과 힘으로 국민들에게 억지 충성을 강요하는 것은 지금의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 방법일 것입니다. 국가가 먼저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었을 때 비로소 국민들은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충성과 희생을 국가에 헌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황후 마지막회에서 악인 염병수가 던진 일침은 우리에게 왠지 모를 공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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