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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마녀의 연애, 웃음 뒤에 밀려오는 현실풍자의 씁쓸함.

by 소금인형2 201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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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새 월화드라마 '마녀의 연애'가 첫 방송을 시작하며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엄정화의 화려한 복귀를 알렸습니다. 5년만에 TV 드라마에 복귀한 엄정화와 드라마 <따듯한 말 한마디>를 통해 데뷔 2년만에 단숨에 대세남으로 자리잡고 있는 박서준의 열네살 차이의 연상연하 로맨틱코메디로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 <마녀의 연애>의 첫 시작은 화끈한 웃음이었습니다. 

 

 

<마녀의 연애> 첫 방송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은 '재미있다' 라는 것입니다. 짜임새 있는 각본, 탄탄한 구성으로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서 재미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의 의미인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으며 몇몇 장면에서는 이것이 드라마인지 개그 프로그램인지 혼동이 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빼놓을 만큼 재미가 있었습니다.어차피 복수드라마나 수사물이 아닌 로맨틱 코메디를 표방하고 있다면 웃음코드야 말로 무시할 수 없는 핵심요소일 것입니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로 정평이 나있는 엄정화는 첫 등장부터 깻잎머리 여고생으로 변신하여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특종을 위해 고등학교에 잠입한 반지연(엄정화 분)은 특종을 잡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이내 경비아저씨(성지루 분)에게 잡혀 변태로 오인을 받고 도망을 쳐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과정에서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인 'GTA 외전'의 장면이 패러디되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상대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박서준도 엄정화의 상상 장면에서 어눌한 기자와 빈정거리는 앵커의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코드에 일조를 했습니다.

 

 

시청자들을 더 큰 웃음의 폭풍으로 몰아넣은 것은 성지루,전노민,이응경,나르샤 등의 맛깔나는 카메오 출연이었습니다. 특히나 나르샤는 반지연의 엄마 최정숙(양희경 분)이 찾아간 점집에서 무당으로 깜짝 등장하였는데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빨간 입술은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영혼이 바뀌는 듯 목소리를 바꾸어 가며  방언을 쏟아내었고 방송에서는 '삐~'처리가 될 정도의 욕설도 서슴치 않으며 신들린 무당연기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드라마 <마녀의 연애>의 웃음코드는 엄정화의 여고생 변신에 그치지 않고 외로움을 달래는 막춤으로 까지 이어졌습니다. 화이트데이에도 연인없이 집에서 홀로 보내야 했던 반지연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걸그룹 스피카의 모래에 맞춰 근본없는 막춤을 추며 자아도취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얼마전 끝난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전지현 막춤을 연상케 한 이 장면은 전지현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전지현의 막춤이 그저 예쁜 여배우의 푼수같고 사랑스러운 막춤이었다면 엄정화의 막춤은 웃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슬픈, 요즘 말로 하면 웃픈 장면이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이 장면은 드라마가 <마녀의 연애>가 보여주고자 한 웃음 뒤에 밀려오는 현실풍자의 씁쓸함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결혼이 늦어지고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는 30,40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주변에는 흔히들 마녀라고 칭해지는 올드미스 커리우먼들이 많아 졌습니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해 성공의 길을 걷고 있음에도 그녀들에게 마녀라는 별명을 붙이는 이유는 그녀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엄정화가 맡은 반지연도 앞에서는 모두들 그녀의 성공을 부러워하는 모습이지만 뒤에서는 마녀라고 칭하며 독한 성격에 시집못간 이유가 다 있다는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캐릭터입니다. 6년전 결혼식 청첩장까지 돌리며 결혼을 준비했으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버린 남자를 잊기 위해 그녀는 일에 몰두했고 마침내 여러번의 특종을 터뜨리는 주간지의 에이스로 등극했습니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 그녀는 독한 마음으로 일을 했고 이 때문에 달갑지 않은 마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성공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되고 또 주변에 많은 적들을 만들어야 하는 지를 반증하는 것입니다.

 

사회는 그녀에게 성공을 위해서는 마녀가 되기를 강요하면서 정작 성공한 뒤에는 뒤에서 마녀라는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고 비난합니다. 드라마 <마녀의 연애>가 보여주는 깨알같은 웃움 뒤에 밀려오는 현실의 씁쓸함은 <마녀의 연애>가 일반적인 로맨틱 코메디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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