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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이야기

꽃보다 할배 스페인편 시청률은 '짝'폐지와 비교되는 예능편집의 힘이다.

by 소금인형2 201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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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꽃보다 할배'가 중간 휴식기를 마치고 스페인으로의 배낭여행을 다시 시작하면서 세번째 시즌의 시청률도 7%를 넘어가는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한동안의 휴식기를 거친 꽃보다 할배들의 스페인편 모습은 처음 여행 때보다 오히려 더욱 활기 넘치고 의욕에 불타 있었습니다. 아마도 지난 두번의 여행이 황혼의 배낭여행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핀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욕에도 불구하고 꽃보다 할배의 할배들은 첫날 부터 험난한 역경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국민 짐꾼 이서진이 하루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할배들이 스스로 숙소까지 찾아가야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속에서 가장 빛을 발한 것은 역시 팀의 맏형 이순재 할배였습니다. 출발 전날 감기 기운이 있어서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그였지만 걱정하는 제작진들에게 오히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이 먹었다고 주저앉아 대우나 받으려는 것은 늙어 보이는 것이다라며 인생은 긍정적으로 보면 좋은 것이고 끝을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들려주며 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만만해 하던 이순재 할배에게도 짐꾼 이서진의 도움없이 환전을 하고 숙소를 찾아가는 일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모양입니다. 출발하기 전 부터 스페인어 공부에 몰두했고 비행기 안에서도 잠도 자지 못하고 숙소를 찾아가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이순재 할배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동생들을 빨리 안전하게 숙소로 안내하는 일 밖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 자신의 짐을 보고도 쉽게 찾지 못했으며 지도를 사고 길을 찾는데 열중한 나머지 자신의 짐도 잃어버리고 앞만 보고 직진을 했습니다. 늘 스마트한 모습으로 자신만만해 하던 이전 여행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화면속에 보여지는 이런 이순재 할배의 모습을 보고 그 누구도 그가 허당이라고 생각하거나 비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가족을 챙기기 위해 자신의 안위나 자신의 편안함 등은 잠시 접어두고 목표를 위해 앞만 바라보고 묵묵히 걸아가는 우리나라의 많은 아버지들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동생들을 무사히 첫번째 숙소로 이끌기 위해 이순재 할배는 자신의 짐을 챙기는 것조차 잃어버릴 정도로 최선을 다했던 것입니다.

 

마치 아버지가 식구들이 편안하게 거쳐할 집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하나 하나씩 목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과정에서 그가 당황해 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을 자막으로 강조해가면서 집중적으로 보여주던 제작진의 편집도 마지막에 무사히 가장으로서의 임무를 완수하는 80이 넘은 아버지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보여지게 하는데 한 몫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첫날을 보내고 난 후의 인터뷰에서 이순재 할배는 동생들과 함께여서 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으며 나머지 세명의 동생들도 이순재 할배에 대한 무한신뢰감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꽃보다 할배에서의 이런 제작진의 편집을 보면서 문득 얼마전 프로그램 자체를 폐지하기로 결정되었던 SBS의 리얼 예능프로그램 <짝>이 생각이 났습니다. 프로그램의 폐지가 결정된 직접적인 원인은 출연자의 자살사건이였지만 프로그램 <짝>은 이미 오래전 부터 제작진의 편집에 대한 논란이 많았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하자 마자 출연했던 남자 출연자가 포털사이트에 제작진의 악의적인 편집으로 자신이 이상한 모습으로 방송되었다고 항의를 했었고 이 후 이런 사건들이 계속 이어져 악마의 편집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물론 <짝>이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 방송용으로를 부적합한 내용이나 언행에 대해 제작진이 편집을 해 순화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논란이 되었던 사건들은 대부분은 출연자의 안좋은 면을 너무 강조하여 부각시키는 편집들이었습니다. 마치 드라마에서 갈등을 부추기는 악인이 역할이 필요하듯이 <짝>의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 편집을 프로그램의 흥행에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들게 만들었습니다. 그 편집이 고의나 악의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에 출연한 출연자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 비하하는 듯한 편집은 시청자들로 부터 비호감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기본적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교훈적이거나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하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출연자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 안 좋은 면만을 부각시키는 편집은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거부감이 드는 것이며 프로그램 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인 것입니다.

 

언젠가 <꽃보다 할배>의 나영석 PD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프로그램의 차별화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꽃보다 할배>가 여행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지만 그 속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리얼하고 솔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다 보면 분명 좋은 일들도 있지만 실수를 하는 일들도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도 누구를 소외시키거나 배제하는 방향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살아가고 더불어 같이 가는 사람들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능력. 이것이 <꽃보다 할배>가 <짝>과 비교되는 예능편집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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