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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구가의 서, 윤서화의 두번의 죽음과 한번의 영원한 사랑.

by 소금인형2 201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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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구가의 서>가 점점 결말을 향해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자홍명(윤세아 분)이 일본 대상단을 이끄는 단주의 신분을 버리고 다시 최강치의 어머니인 윤서화로 돌아와 자신이 버려야 했던 아들 강치와 화해를 하게 되었으며 조선을 침략하려는 풍신수길의 야욕과 야합하여 자신의 이득만을 쫒는 조관웅의 음모도 하나 둘 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천년악귀로 변모해 가면서 갈수록 폭주해 가는 구월령의 모습과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그의 아들인 최강치 밖에 없다는 비극적인 운명이 시청자들을 드라마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구가의 서>의 메인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반인반수의 비극적 운명을 타고난 최강치의 이승기와 그를 이해하고 곁에서 지켜주기 위해 늘 안타까워하는 담여울 수지 일 것입니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단번에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한 수지와 맛깔나는 연기와 노래실력으로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승기의 만남은 어쩌면 드라마 <구가의 서>의 탄탄한 흥행 보증 수표였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풋풋한 커플의 로맨스가 어떻게 전개될 지 기대하면서 드라마를 보았으며 이들의 대사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다음날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17일 방송된 내용에서는 이 두사람의 존재감을 단번에 지워버리고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월령과 서화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입니다.

 

천년악귀로 변해가면서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월령을 막기 위해 월령이 사랑했고 월령을 지금의 상태로 만든 장본인인 서화가 앞을 막아서게 됩니다.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월령은 그녀의 목을 조르며 죽이려 하지만 그녀의 눈물에 멈칫하게 됩니다. 그 순간 조관웅이 총을 쏘게 되고 이를 본 월령은 서화를 대신해 총을 맞았고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는 서화의 모습에 악귀에서 본 모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서화는 월령에게 옛날의 달빛정원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 합니다.

그 옛날 사랑을 나누던 달빛정원에서 다시 애틋한 재회를 하게되었지만 월령은 자신이 언제 또 기억이 사라져 악행을 저지를 지 모른다며 서화에게 인간의 세계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서화는 과거에 자신이 주었던 상처에 대해 사과의 말을 하며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며 오랜 세월 간직해 왔던 단검으로 가슴을 찔러 자결을 합니다. 죽음으로써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지키고자 한 그녀의 희생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죽어가는 서화를 보며 월령은 슬프게 절규하게 됩니다.  

윤서화는 <구가의 서>에서 두번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죽음은 친구를 배신하고 역모죄의 누명을 씌우고 그 친구의 딸까지 차지하려했던 악당 조관웅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당한 죽음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 죽게되고 자신까지 관비의 몸으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자신의 몸이 더럽혀질 지경에까지 이른 서화의 마음속은 오로지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만으로 가득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복수에 성공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첫번째 죽음을 맞게 됩니다.

 

비록 복수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아버지에 이어 그 딸까지 이처럼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됨으로써 드라마 초반에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었습니다. 이 죽음은 주인공인 최강치가 살아가야 할 비극적인 운명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훌륭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또한 죽음에 이르는 비장한 장면을 잘 연기한  배우 이연희에게는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을 조금이나마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번째 죽음은 자신을 사랑했던 구미호 월령을 고통스러운 천년악귀의 삶에서 해방시켜 주기 위한 희생적인 죽음이었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일본 상단의 자홍명이라는 신분으로 살면서 조관웅과 마주하게 된 윤서화는 어쩌면 계속해서 조관웅에 대한 복수를 꿈꾸고 있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어긋난 삶은 아들 강치를 만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아들과 맞서는 월령의 모습을 보고 그를 막고 그를 천년악귀의 고통의 삶 속에서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 뿐일 것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두번째 죽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서화는 월령이 천년악귀가 되는 원인을 제공했던 자신이 스스로 희생을 해야만 모든 것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  속에는 자신을 사랑했던 월령을 배신했던 과거에 대한 미안함과 여전히 자신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월령에 대한 사랑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랑은 비록 처음 만남에서는 너무 어려서 감당하기 어려워 도망쳐야 했지만 늘 그리워 하던 단 한번의 영원한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 사랑해요,월령. 그리고 미안해요. 내 사랑이 이것뿐이라서"

 

죽어가는 자신을 보며 안타까워 하는 월령에게 윤서화가 던지는 이 대사는 그녀가 가진 한번의 영원했던 사랑이 얼마나 슬프도록 아름다은 것이었는 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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