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이야기

정도전 43회, 정도전 이상적 재상정치의 기지개를 켜다.

by 소금인형2 2014. 6. 8.
반응형

.

드라마 '정도전'에서 정도전이 마침내 자신의 이상적 재상정치에 대한 기지개를 켜면서 본격적으로 이방원과 대립의 각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7일 방송된 <정도전>43회에서는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정도전이 천도를 두고 신하들과 대립하던 태조 이성계를 설득시키고 모든 군권을 맡게되어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만드는 모습이 방영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왕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이방원과 자신의 이상대로 조선을 만들어 가려는 정도전이 본격적으로 대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방원은 정도전에게 " 이제는 세자마마의 교육까지 담당하니 욕심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라는 말로 비아냥 거렸고 이에 정도전은 앞으로 왕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병들을 국가에 귀속시킬 것이라며 응수를 했습니다. 또한 군왕처럼 나라를 다스리려 한다는 이방원의 말에 " 조선은 임금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다. 조선에서의 임금은 만백성의 어버이, 백성 위에 군림할 뿐이다.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집정대신이다." 라는 말로 자신의 정치적 이상에 대해 포부를 밝힌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드라마 <정도전>의 내용은 이미 그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공민왕의 개혁정치와 최영의 요동정벌, 이에 반기를 든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과 정몽주의 죽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이 건국되는 과정은 이미 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졌던 모습입니다. 때문에 드라마 <정도전>에 대해서 이전의 사극들과 다른 차별성을 쉽게 느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정도전이 자신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국가에 대한 모습을 하나 하나씩 펼쳐 보임으로써 정도전 만의 차별화된 사극이 시작된 것입니다.

 

정도전이 꿈꾸었던 재상정치는 조금 과하게 이야기 하면 오늘날의 입헌군주제를 연상하게 합니다. 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으며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법률과 이를 집행하는 재상이어야 한다는 사상은 수백년 전의 시대에서는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도전의 정치사상도 그동안 사극에서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낯선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몇년전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사극 <뿌리깊은 나무>에서 우리는 정도전의 사상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세종을 위협하던 비밀결사 조직 <민본>은 정도전의 사상을 추종하던 사람들의 모임으로 왕권을 견제하고 재상을 포함한 신하들에 의해 통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실 정도전이 이성계를 도와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나라 조선을 건국한 것은 어찌보면 자신의 정치사상을 낡은 고려에서는 실현할 수 없었기에 이성계를 새로운 나라의 왕으로 내세웠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수백년을 이어온 왕조에게 왕으로서의 통치권력을 내려놓으라 요구하는 것은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없었을 것입니다. 때문에 정도전은 새로운 나라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나라는 새로운 나라이지만 그 나라의 왕이 된 이성계와 그 뒤를 이어 왕이 되려 하는 이방원은 새로운 사람은 아닙니다. 이성계는 "신하의 역할은 국왕의 뜻에 사사건건 반대를 하는 것이고 군왕의 조건은 듣고 참고 품는 것이다." 라는 정도전의 말에 자신이 생각했던 임금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며 서운한 기색을 내비칩니다. 여기에 이방원은 정도전이 왕을 제치고 자신이 통치를 하려 한다고 강하게 불만을 이야기 합니다. 이성계나 이방원이나 나라만 바뀌었지 왕이라는 지위에 대한 생각은 고려의 왕과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상적 재상정치를 꿈꾸던 정도전과 왕으로서의 통치권력을 누리고자 했던 이방원은 당연히 대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방원은 어렵게 얻게 될 왕의 자리가 재상의 허수아비에 그치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함께 조선을 건국했던 정도전을 이방원이 1차 왕자의 난에서 제거하게 되는 결정적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거된 정도전은 조선시대가 다 끝날 때까지 역모죄의 누명을 써야만 했습니다.

 

 

드라마 <정도전>은 선 굵은 정치사극을 표방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단순한 역사적 사실과 사건만을 나열하여 보여주는 사극과는 달리 그런 일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드라마 제작진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의 핵심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정도전이 꿈꾸었던 국가의 모습과 그가 지니고 있던 정치적 이념일 것입니다. 누구도 감히 실현하고자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이상적 재상정치를 꿈꾸었던 정도전의 포부가 그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드라마 <정도전>의 진정한 하이라이트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글이 유익하셨다면  손가락을 눌러 추천해 주세요.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