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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야기

박종환 감독 사퇴, 체육계의 구타악습은 사라져야 한다.

by 소금인형2 2014.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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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구단으로 변신을 시도한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의 초대 감독인 박종환 감독이 결국 자진사퇴를 했습니다.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의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22일 최근 불거진 박종환 감독의 선수구타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으며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박감독의 의사를 존중해 사퇴처리를 결정했습니다.

 

 

박종환 감독은 지난 16일 열린 성균관대학교와의 연습경기에서 김성준 선수와 김남건 선수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박감독은 선수들에게 꿀밤을 준 정도이지 결코 폭행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선수와 목격자들은 손바닥으로 퍽소리가 날 정도로 빰을 맞았다며 상반된 주장을 했습니다. 결국 이재명 시장은 자신이 그토록 칭송하며 모셔온 초대감독을 징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고 징계가 내려지기 전에 박종환 감독이 감독직 사퇴를 결정한 것입니다.

 

박종환 감독은 우리들 기억속에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국제대회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려 놓은 것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가 출범한 이후에는 일화 천마 감독직을 역임하며 K리그 3연패의 업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여러차례 대한민국 축구국가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었습니다.

 

 

이처럼 감독으로서 여러차례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박종환 감독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늘 그에게 따라다니던 꼬릿표는 '스파르타식' 훈련과 심판에 대한 '거친 항의'였습니다. 그의 강압적인 선수지도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반대의 의견이 많았으며 실제로 박감독의 지도방식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들이 훈련캠프를 무단으로 이탈하거나 음주파문을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었습니다. 여기에다 프로축구 감독시절에는 심판을 폭행하거나 심판실에 난입하여 격렬한 항의를 하다가 수차례 징계를 당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잡음에도 계속해서 축구계가 박종환 감독을 찾게 되는 이유는 바로 성적을 최우선시 하는 잘못된 체육계의 풍토 때문입니다. 성적만 좋게 나타난다면 폭행과 같은 일부 잡음 정도는 눈감아 주고 넘어갈 수 있다는 의식이 체육계에 아직도 남아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안일한 의식때문에 그동안 체유계에서는 수없이 많은 구타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2004년에는 쇼트트랙 여자대표선수 6명이 코칭스태프의 반복되는 구타와 언어폭력,사생활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견딜 수 없다며 집단으로 태릉선수촌을 이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동계올림픽에서 여러개의 금메달을 따며 국민적 관심을 모으던 쇼트트랙 종목의 선수들도 지도자의 구타악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입니다.

 

 

2012년에는 프로배구계에서 연이은 구타사건이 발생해 할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LG화재배구단 소속의 감독이 선수들을 구타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이일이 있은 후 얼마뒤 대한항공배구단 감독도 선수들을 구타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국가대표나 프로 스포츠에서도 선수들이 지도자에게 구타를 당하는데 학교의 어린 선수들에 대한 지도자들의 구타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국의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10명중 8명꼴로 구타에 의한 폭행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체육계 전반에 걸쳐 구타에 의한 폭행이 만연한 것은 지도자는 선수들을 엄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잘못된 관행과 함께 기합주기,구타 등이 지도와 교육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입니다. 지도자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힘없는 약자인 선수들에게 구타와 같은 폭력을 행사하는데 이는 엄연히 범죄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없이 정치계를 꼽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가장많이 거론되는 분야가 바로 체육계입니다. 얼마전 있었던 빙상연맹의 파벌문제와 여자컬링 선수들의 성추행 논란, 그리고 이번에 박종환 감독의 구타 논란까지, 체육계는 아직도 전 근대적인 악습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스포츠는 성적보다 도전하는 정신과 이를 위해 땀 흘리는 노력이 더욱 존중되어야 하는 분야일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참된 인간승리의 모습을 보며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의 매력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가시적인 성적을 위해 체육계의 구타악습이 계속되어진다면 체육계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며 언제 또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체육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체육계의 구타악습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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