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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사랑해서 남주나 마지막회, 중견배우 차화연의 재발견이 반가운 이유.

by 소금인형2 201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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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주말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가 50부 마지막회를 끝으로 종영했습니다.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는 평균시청률 15%를 오가는 준수한 성적이었음에도 비교적 입소문이 덜 나서인지 언론이나 시청자들에게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막장과 복수, 자극적인 소재들이 넘쳐나는 요즘 드라마와는 달리 가슴 따듯한 가족 이야기로 방송내내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 입니다. 특히나 인생의 황혼기에서 찾아온 부모님의 로맨스와 재혼,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자녀들의 심경에 대한 심도 높은 묘사는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여러가지 문제들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에 막장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정현수(박근형 분)는 전직판사로 밖에서 낳아온 자식, 소위 혼외자인 아들 재민(이상엽 분)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엄마를 배신했다는 기억때문에 두 딸 유진(유호정 분)과 유라(한고은 분)는 아버지와의 사이가 서먹하기만 합니다. 특히나 둘째 딸 유라는 아버지에게 복수라도 하려는 듯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를 맺기까지 합니다.

 

드라마를 이끌고 가는 다른 한축인 홍순애(차화연 분)의 가족은 더욱 복잡합니다. 딸 미주(홍수현 분)를 둔 순애와 호섭(강석우 분)부부는 호섭의 외도로 결국 이혼을 하고 호섭은 연희(김나운 분)와 새로운 결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순애와 연희는 서로 언니, 동생하며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조금은 이상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서는 보기 드문일이지만 남자들의 외도를 그리 큰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예전에는 이런 일들이 정말로 많았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조금은 복잡한 두 가족이 남녀의 사랑이라는 끈으로 얽히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현수의 아들 재민과 순애의 딸 미주가 사랑을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내 사랑의 중심은 현수와 순애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미주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된 남자가 현수가 새롭게 좋아하게 된 은하경의 오빠 은하림의 오빠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고 이야기는 점점 꼬인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진행되게 됩니다.  

 

 

이런 복잡한 이야기가 막장드라마로 비춰지지 않았던 이유는 얽히고 설킨 사람들 사이의 관계속에서 등장인물 각자의 입장이 잘 표현되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황혼의 로맨스와 자식의 행복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모님의 입장과 힘들게 찾은 자신의 사랑을 형제들을 위해 부모님을 위해 포기하려 하는 가슴아픈 심정들이 출연하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섬세한 연기들 중에 한편으로는 자식을 걱정하는 엄마의 입장과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해 지고 싶은 한 여자의 감성을 너무나 잘 표현한 중견배우 차화연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예전의 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1987년 MBC에서 방송되었던 이 드라마는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드라마로 불릴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신데렐라 처럼 스타로 떠오른 사람이 바로 미자역을 연기한 차화연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드라마가 끝나고 곧바로 결혼을 하면서 연예계에서 은퇴를 해 한동안 그녀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은퇴후 20년만에 2008년 SBS 드라마 <애자 언니 민자>로 복귀하였고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에서는 세월을 뛰어넘어 조금은 푼수같지만 솔직한 여자 모습의 엄마로 우리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에서 차화연이 맡은 순애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한 이후부터는 여자답게 사랑받으면서 살고 싶다는 의지로 당차게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때로는 말과 행동이 거칠기는 하지만 늘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모습은 우울한 가족사를 지녔기에 자칫 어둡게만 보일 수 있는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늘 확력을 선사했습니다. 직선적이면서 단도직입적인 그녀의 말과 행동은 늘 무언가를 머릿속으로 따지고 복잡하게 계산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에서 차화연 연기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자식을 걱정하는 엄마이면서 한편으로는 그녀 자신도 행복한 삶을 꿈꾸는 여자라는 점을 섬세하게 표현한 점입니다. 이혼 후 오랜 세월 혼자의 삶을 살아오다가 어느날 자신의 맘을 사로잡은 한 남자에게 그녀는 당돌하리만치 솔직하게 들이댑니다. 나이들어 다른 사람 눈치 볼 것이 뭐가 있겠느냐며 과감하게 애정공세를 펼치는 그녀의 모습은 행복을 꿈꾸는 천상여자의 모습이었으며 젊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손발이 오글거리는 애교 그 이상의 귀여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도 자신이 여자라는 점보다는 자식을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이 더욱 강했습니다. 자식들의 반대에도 굳건하게 현수와의 사랑을 지켜나가던 그녀도 딸의 장래에 곤경을 주지 않기 위해 여자로서의 행복을 끝내 포기합니다. 자신의 어떤 행복도 자녀의 앞길보다 우선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드라마 마지막회 자식들의 이해로 순애와 현수의 황혼의 로맨스는 극적으로 이루어져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는 부모님의 재혼이라는 문제에 대해 부모님세대와 자녀세대에 현실적으로 얼마나 높은 인식의 벽이 존재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섬세한 연기를 잘 보여준 중견배우 차화연의 재발견은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가 남긴 또 하나의 성과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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