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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SBS 연예대상, 유재석 제친 김병만 대상이 주는 잔잔한 감동.

by 소금인형2 201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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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방송 3사에서 진행한 연예대상 시상식이 모두 끝났습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각종 시상식에서 공동수상이 남발되어 방송사 스스로 상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모습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반복되었고 예능계의 절대강자 유재석이 방송3사에서 모두 대상 수상에 실패함으로써 9년만에 처음 무관이라는 결과를 보여준 각 방송사들의 시상식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바로 SBS 연예대상에서의 김병만의 대상 수상이었습니다.



30일 방송된 SBS연예대상에서는 그동안 <정글의 법칙>에서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보여주었던 김병만이 여섯번의 도전끝에 대상을 거머쥐었습니다.매년 대상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번번히 수상에 실패한 그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수상을 예상했지만 정작 그는 실감이 나지 않았나 봅니다. 수상소감에서 대상 후보들의 이름을 깍듯히 선배로 호명하며 감사인사를 전했고 그 선배님들은 이미 대상을 넘어서는 분들이고 자신은 이제 시작하는 새싹이라는 말로 겸손함을 보였습니다. 수상소감 내내 그가 눈물을 보였던 이유는 아마도 힘겨웠던 지난 날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김병만은 2010년에 KBS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었습니다. 당시 김병만은 개그콘서트의 <달인>코너에서 묘기에 가까운 재주를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많은 사람들이 그의 수상을 예견했지만 대상은 <남자의 자격>으로 성공적으로 컴백한 이경규에게 돌아갔습니다. 아쉽게 최우수상에 그친 그는 수상소감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점점 코미디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MBC와 SBS 사장님, 코미디에 투자해 주십시오."


 당시 SBS에서 방송되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폐지되면서 코미디 프로그램은 KBS의 <개그콘서트>가 유일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김병만은 자신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코미디를 하고 있는 동료 개그맨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코미디프로그램을 푸대접했던 당시 방송국의 풍토를 용기있게 꼬집은 것입니다.


2011년에도 김병만은 KBS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때에는 대상 후보 명단에도 없던 <1박2일> 팀 전체가 대상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대상을 프로그램 팀 전체에 수상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로 이는 다분히 KBS의 정략적인 의도가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당시는K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던 <1박2일>의 강호동이 세금 탈루 의혹을 받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여 칩거하고 있던 때입니다. 


강호동의 하차로 프로그램에 타격을 입은 KBS측에서 이를 무마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1박2일> 팀 전체에게 대상을 수여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또한 <개그콘서트>가 시청률 부진에 빠져 있을 때 홀로 <달인>코너를 이끌며 고군분투하여 프로그램을 다시금 정상의 자리에 올려 놓은 김병만을 외면한 KBS의 처사가 너무나 불공정하다 라는 비난이 일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KBS에서 외면당한 김병만은 SBS에서 <정글의 법칙>을 통해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과 달인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지난 2년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어 왔고 마침내 데뷔 11년 만에 방송사의 연예대상을 거머쥐게 된 것입니다.



사실 연예대상이라는 것이 예능프로그램에서의 인기와 시청률이라는 성적만을 기준으로 냉정하게 판단되어 주어지는 것이라면 SBS 연예대상의 대상은 누가 뭐래도 단언코 유재석이 수상해야 했을 것입니다. 강호동이 주춤하는 사이 유재석은 <런닝맨>을 일요예능 최강자로 만들어 놓았으며 그 인기를 국내는 물론 아시아까지 확대시켜 예능의 한류전파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런닝맨>은 이번 SBS연예대상에서 최우수프로그램과 최고인기상을 수상했고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송지효는 여자 최우수상을, 김종국과 하하는 남자 우수상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SBS가 이처럼 <런닝맨>을 성공시킨 일등공신인 유재석을 제쳐두고 김병만에게 대상의 영광을 수여한 이유는 대상이라는 의미가 단순히 프로그램의 인기도나 시청률과 같은 숫자적인 판단 기준에 의해서만 결정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성적보다는 예능에 임하는 자세,열정, 그리고 그 노력을 더 높게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유재석,강호동,이경규 등과 같은 베테랑 선배들은 후배 예능인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 방송사나 PD들은 예능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고 적어도 실패하지는 않을 수 있는 베테랑 예능인들을 선호하기에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 참여 기회조차 얻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도 김병만은 꾸준히 묵묵하게 거짓없이 그리고 정직하게 몸으로 승부를 했습니다. 그는 이번 수상소감에서 자신이 유재석,강호동을 이길 수 있는 길은 다이빙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죽을 각오로 다이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자신이 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온몸으로 보여주는 길 밖에 없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진정성은 마침내 시청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었고 대상수상이라는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그가 하고 있는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이 최고의 일등 프로그램은 아닐지라도 그 안에서 보여준 예능인 김병만의 모습은 최고의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김병만의 대상수상이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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