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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무한도전 무한상사 정리해고편, 종합예능의 신세계를 개척하다.

by 소금인형2 201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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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연극 혹은 영화를 가리켜 흔히들 종합예술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종합예술은 음악,회화,문학,건축,무용,연기 등 여러분야의 예술을 혼합하여 창조하는 하나의 통일적인 예술의 형태로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적 주제를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적 감동을 주기위해 시도되는 형태입니다.

 

27일 방영된 <무한도전>의 '무한상사특집'편은 무한도전이 8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구성으로 버라이어티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기,노래,무용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에 융합하여 종합예능이라는 신세계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줄거리가 있는 예능, 공감은 두배.

 

이전에 몇번 선을 보였던 '무한상사' 형식은 상황극을 넘어선 콩트로 하나의 드라마를 완성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무한상사라는 가상의 회사를 설정하고 여기에 각각의 멤버들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로 변신시켜 실제 회사의 모습처럼 꾸며 보여줍니다.

 

 

일중독에 고속승진한 유부장을 비롯하여 후배에게 승진에서 밀려 나이어린 후배 밑에 있어야 하는 박차장,입사 때에는 수석을 했지만 감나무에서 떨어져 자기 몫을 못하고 있는 만년 정준하 과장, 이제는 신입사원의 패기마저 잃어버려 무력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정형돈 대리, 같은 입사 동기이지만 회사생활하는 모습이 너무나 차이가 나는 노홍철사원과 하동훈 사원, 그리고 4년의 인턴 끝에 마침내 정규직이 되어 희망에 부풀어 있는 길사원까지... 무한상사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사람들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한번 쯤은 봤을 법한 그런 모습들입니다. 그동안의 무한상사는 이러한 캐릭터들을 데리고 회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방송된 무한상사 특집은 이전과는 좀 다른 것이 있었는데 바로 <정리해고>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전체 프로그램의 줄거리를 형성했다는 점입니다. 빈둥빈둥 특별한 실적을 내고 있지 못하던 유부장의 부서에 회상서는 정리해고라는 칼을 꺼내들었고 이를 막아보고자 유부장은 미래형 수트를 개발하여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해 보려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하고 되고 결국 유부장은 팀의 일원 중 한명인 정준하 과장을 정리해고하게 되는 줄거리가 있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한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나 정리해고 대상으로 선정된 정과장을 위로하기 위해 유부장이 초밥집에 데려갔지만 눈치없는 정과장은 그런 사정도 모르고 철없는 행동을 하고 유부장은 쉽사리 그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며 회사로 돌아와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눈물을 흘리며 짐을 싸서 회사를 나가는 장면은 정극의 드라마에서나 느낄 수 있는 슬픔과 감동이라는 공감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뮤지컬 패러디에 깨알 같은 카메오 활용.


이번 무한상사 특집편은 뮤지컬패러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동안 콩트 중간중간에 노래를 부르거나 단체로 무용을 하는 장면은 몇번 있었지만 이렇게 프로그램 전체를 뮤지컬형식으로 구성한 것은 처음 있는 시도였습니다. 최근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의 흥행으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뮤지컬 패러디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었는데 이번 무한상사 특집은 아예 프로그램 전체를 뮤지컬 형식으로 꾸몄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도들과는 차별화 될 수 있는 무한도전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었으니 바로 깨알 같은 카메오 활용이었습니다.

 

 

초반에 회사에서 정리해고가 있을 것이라는 풍문이 나도는 장면에 <풍문으로 들었소>의 가수 장기하가 출연하여 정리해고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풍문으로 들었다라는 가사로 개사해 진지하게 부르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회사에 정리해고라는 흉흉한 소문을 돌고 있는 상황과 너무나 잘맞는 노래로, 원 가수가 직접 진지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자 사람들의 공감은 두배가 되었습니다.

 

 

새로 개발한 차세대수트의 내구성 실험에 현재 얼짱 배구선수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수지,양효진 선수를 등장시켜 멤버들의 엉성한 수트에 스파이크를 꽂는 장면도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깜짝 카메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이번 무한상사 특집편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 할 수 있는 정과장이 회사에서 짐을 싸서 나오는 장면에 나오던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열창하는 장면은 정과장의 안타까운 사연과 눈물이 더해져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뮤지컬 형식 곳곳에 배치되었던 카메오들의 눈부신 활약은 이번 무한상사 특집편이 단순한 뮤지컬 패러디에 그치지 않고 무한도전 만의 뮤지컬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예능=웃음> 이라는 고정관념을 초월한 소재의 선택.


이번 무한상사 특집편의 정리해고라는 소재는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쉽사리 이야기 할 수 없는 소재입니다. 주말에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은 사람들을 웃겨야 하며 즐겁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기에 우울하고 슬픈 정리해고 같은 소재는 채택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예능=웃음 이라는 공정관념을 과감하게 초월하였습니다. 예능이 웃음이라는 도구로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고 힘을 준다면, 슬픔이라는 감정도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무한도전은 증명한 셈입니다. 그 소재가 유쾌한 것이든 슬픈 것이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가장 가까운 소재가 바로 예능의 가장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오히려 현실은 어둡고 힘든데 TV속 예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져 항상 밝고 명랑하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잠깐 웃을 수는 있을 지 몰라도 공감을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무한도전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무한도전의 무한상사특집편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의 추종을 불허하는 넘사벽의 경지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그들이 지난 8년간 땀흘리며 고생하며 축척해 왔던 내공이 마침내 폭발하여 진화된 예능의 신세계를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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