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이야기

구암 허준, 그를 통해 보고 싶은 진정한 의원의 모습.

by 소금인형2 2013. 5. 3.
반응형

 

 

MBC에서 야심차게 시도했던 일일사극 <구암 허준>이 기대에 못미치는 시청률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시작될 때 일각에서는 일일편성이라는 시도 자체가 김재철 전 MBC사장이 MBC의 메인 뉴스인 8시뉴스의 저조한 시청률을 만회해 보고자 부린 꼼수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정치적인 해석을 빼고라도 그 동안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었던 허준 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특히나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의 열연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아쉬움은 더욱 큰 것 같습니다. 허준 역을 맡은 김주혁은 최근에 방송된 내용에서 스승에게 내쳐저 스승을 원망하지만 결국 스승의 참 뜻을 깨닫는 심리연기를 묵직하게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극 초반에서도 서자라는 신분의 굴레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의 괴로움을 잘 표현해 호평을 받았던 그는 의원의 본분을 망각하고 안일한 출세의 꿈을 꾸었던 인간의 모습과 이것이 좌절되어 겪게 되는 괴로움을 너무나도 마음에 와닿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 때문에 시장에서 행상을 하며 모진 고초를 겪고 있는 어머니와 아내를 보며 괴로워하는 모습 또한 설득력 있는 연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준의 스승 유의태로 나오는 백윤식의 연기도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초반에는 그의 과묵한 성격 때문에 대사도 별로 없으며 존재감 또한 미약했으나 그와 허준이 본격적으로 사제지간이 되어 의술을 연마하는 과정이 보여지자 서서히 카리스마가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문하에서 쫒겨난 허준이 사기행각에 휘말려 관아에 잡혀가게 되자 그를 구하기 위해 체면까지 버려가며 사또를 찾아가 간곡히 선처를 부탁하는 장면에서는 지난날 의원의 본분을 망각하고 그릇된 행동을 보여 내쳤던 제자를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변함없이 아끼고 있음을 절도 있는 대사와 절제된 표정으로 잘 보여 주었습니다. 마치 겉으로는 엄하지만 속으로는 자식을 사랑하는 오늘날의 아버지의 모습과 같은 스승을 모습을 보여 준 것입니다.

 

 

이러한 주연배우들의 열연에도 외면 받던 드라마 <구암 허준>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바로 허준이 유의태의 문하생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의술 이야기와 의원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나서 부터 입니다. 극 초반에 5%에 머물던 시청률이 미약하게나마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허준이 유의태의 아들 도지를 제치고 우상대감 부인의 중풍을 고치는 장면이 방송된 날에는 시청률 9.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우상대감에 맞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환자를 간병하기를 간청하는 허준의 모습은 그가 훗날 우리에게 보여 줄 심의로서의 감동스러운 모습을 예고하는 것 같아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호응을 얻었던 것입니다.이런 시청률의 변화요인은 바로 시청자들이 원하고 보고싶은 허준의 모습이 드라마 속에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부터 입니다.

 

 

허준의 어린시절과 서자이기에 겪었던 드라마 초반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그 소재가 너무나 빈약했습니다. 어느 드라마에서나 똑같이 사용되어 지는, 아역배우들이 등장하는 어린시절의 모습과 서자라는 신분의 벽이라는 소재는 너무나 식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것이 허준이 유의태 문하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의원이 되는 길을 걷게 되자 허준 자체가 가지고 있던 저력과 함께 우리들이 보고싶었던 진정한 허준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출세를 해보겠다는 한 때의 잘못된 생각에 스승으로부터 내쳐지는 허준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스승의 집 문앞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비는 모습과 아끼는 제자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을 안타까워 모질게 대하는 스승의 모습은 우리가 살면서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허준은 삼적대사를 따라 세상 사람들이 외면하고 멸시하는 대풍창환자들을 보살피는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병자를 위하는 심의가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심의가 되어가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 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허준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일 것입니다.

 

우리가 이전의 드라마를 통해 기억하고 있는 허준의 모습은 아픈 병자를 외면하지 않고 치료하는 모습, 돈과 명예보다는 병자를 더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 환자를 고치는 기술을 가진 의원이 아닌 진정으로 병자를 궁휼히 여기는 심의로써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허준의 의술에 대한 열정적인 모습과 병자들을 대하는 희생적인 숭고함에 감동받고, 이 시대에도 저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허준은 허준다운 이야기가 전개 될 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쫒겨 무언가 놓치고 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아픈 병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는 성자의 모습과도 같은 허준의 모습에 더 감동 받게 될 것입니다.

 

 

제글이 유익하셨다면  손가락을 눌러 추천해 주세요.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