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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신동욱 앵커 논란을 보며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을 떠올리다.

by 소금인형2 201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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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 두명의 뉴스앵커의 클로징멘트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명은 SBS의 8시뉴스를 진행하는 신동욱 앵커이고 다른 한명은 MBC의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신경민 앵커입니다.
같은 뉴스 진행자의 클로징 멘트이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반응은 대조적으로 극과극을 달리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먼저 SBS 8시뉴스의 신동욱 앵커는 지난 30일 뉴스 말미에 다음과 같은 클로징 멘트를
했습니다.

"요즘 김치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대통령이 김치 대신 양배추 김치를 식탁에 올리라고 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물가를 잘 모르고 엉뚱한 말을 했다는 건데, 설혹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렇게까지 해석하고 논란으로 볼 일인지는 의문입니다."

 이는 김치대란을 겪고 있는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대해 국민들이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한 언급인데 권력을 감시하고 여론을 조성하며 소통의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방송사들이 이런 서민의 정서는 외면한 채 '대통령이 배추값 양배추값 좀 모를 수도 있지'하는 자세가 과연 적절한 방송인의 자세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SBS 방송국 게시판에는 이 클로징 멘트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비판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비난이 거세게 일자 당사자인 신동욱 앵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더 신중해 지겠다"라며 사과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사자의 사과로 사건은 일단락 되어지는 것 같지만 이를 바라보는 마음은 씁쓸하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또한명의 뉴스 앵커를 떠올리게 합니다.
바로 정년을 1년 남겨 휴식년에 들어가게 되어 실질적으로 뉴스앵커를 떠나게 되는 MBC 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앵커입니다. 신경민 앵커는 MBC 뉴스데스크에서 독특하고 소신있는 클로징 멘트로 많은 이슈를 가져온 장본인 입니다.
처음에는 뉴스앵커로 너무 말이 가볍다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언제나 시원하게 국민들의 속내를 대변하는 클로징 멘트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번 SBS의 신동욱 앵커의 클로징 멘트 파문(?)을 보고 그동안 같은 뉴스앵커인 신경민 앵커의 가슴 뻥 뚫리는 클로징 멘트들을 모아 봤습니다.


< 22년 전 오늘, 87년 6.10항쟁의 도화선이었던 박종철 군이 물고문을 받다 숨졌습니다.
그가 죽음으로 지킨 대학 선배 박종운 씨와, 또 진실을 캐낸 안상수 검사는 정치에 입문했고 고문 정황을 처음으로 폭로한 오연상 씨는 의사가 됐습니다.
그를 역사에 되살려낸 데는 바른 길과 진실을 추구한 신문과 재야가 있었습니다.
살아있다면 40대 중반, 그가 지금 우리 사회와 언론을 어떻게 평가할지 오늘 문득 정말로
궁금해집니다. >                                  
                                                                                - 2009년 1월 14일 클로징멘트 -

<이번 보신각 제야의 종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습니다.
각종 구호에 1만여 경찰이 막아섰고요.
소란과 소음을 지워버린 중계방송이 있었습니다.
화면의 사실이 현장의 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언론, 특히 방송의 구조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시청자들이
새해 첫날 새벽부터 현장실습교재로 열공했습니다.>
                                                                               - 이른바 '열공논란'을 일으킨 2009년 새해첫날 -

<서울 잠실에 112층 롯데 빌딩이 마침내 들어서게 됐습니다.
10여 년 동안 관계자들은 성남공항 부근에 고층빌딩 절대 불가를 외쳤고 지나간 세 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제는 활주로를 조금만 바꾸면 된다는군요.
그렇다면 그동안 관계자들은 이리 쉬운 일도 못 했다는 얘기가 되는 건데 정말로 그런 걸까요.
정부는 최근 사정변경 때문이라고만 설명하는데 국민들은 궁금하고 또 불안합니다.
                                                                              - 제2롯데월드 허가 관련 2009년 1월 7일-

< 특히 읍면 동장회의는 누구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명박산성에 필적하는 구식 접근으로 보입니다.오늘 7,80 년대 어느 날 뉴스를 실수로 다시 튼 것 같았습니다.
참신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서울에서 전국 읍면동장회의가 열리고 광화문앞에는 콘테이너박스로 이른바 명박산성이 만들어지던 2008년 6월 30일 -

<고위층들이 잘못을 일부 인정하면서 쇠고기 협상의 진실과 공직자의 자세가 그 다음 질문으로 따라오고 있습니다. 공직자가 스스로 판단에 따라 협상했다면 능력의 문제이고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만약 자기 판단을 저버리고 모두 상부의 지시에 따랐다면 더 큰 문제죠.
이 부분에 참다운 공직자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공직시스템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 미국과의 쇠고기 졸속협상이 문제되던 2008년 5월-


돌이켜 보면 우리들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많은 이야기들을 신경민 앵커는 뉴스의 말미에 쏟아냈습니다.그의 클로징멘트를 듣기위해 MBC 뉴스데스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 정도로 정말로 대단한 인기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울렸던 또 하나의 클로징멘트.......

<회사의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 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1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민주,힘에대한 견제, 약자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하지만 이번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구석구석과 매일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 하겠습니다.>


MBC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신경민 앵커가 MBC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하게 된 2009년 4월 어느날의 클로징 멘트입니다.이 멘트를 끝으로 우리는 9시 뉴스의 최강 조합이라고 일컽어 지던 신경민-박혜진 앵커의 체제 뉴스 호흡을 더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그가 이제 정년을 1년 앞두게 되어 더이상 방송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뉴스가 무조건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또한 사람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멘트를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입법,사법,행정부 외에 제4의 권력으로 불리는 언론으로서 보다 책임있는 방송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떠나는 신경민 앵커를 또다른 곳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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