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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정도전>박영규의 실감나는 악역변신. 미달이 아빠는 잊어라.

by 소금인형2 201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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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굵은 정통사극의 부활과 역사왜곡없는 사극 드라마 제작이라는 포부를 밝히며 2014년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정도전>이 매회 방송마다 숨막히는 권력투쟁의 모습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퓨전 사극이라는 이름하에 사극의상만 입고 실제는 남녀간의 로맨스가 드라마 내용의 주를 이루었던 사극을 봐야했던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권력투쟁의 스릴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 것입니다.

 


이제 막 5회분을 방송하면서 고려말의 긴박했던 역사를 풀어내고 있는 드라마 <정도전>에서 초반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인물은 단연코 이인임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영규일 것입니다. 드라마 주인공인 정도전은 아직 어린 풋내기로 자신의 역량을 펼쳐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고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도 아직 변방의 장수에 머물러 있는 시점에 이인임은 드라마 중심에서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드라마를 이끌고 있습니다.

 

 사실 박영규가 연기하고 있는 이인임은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역사적 인물입니다. 고려말 개혁을 꿈꾸었던 공민왕이나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그리고 끝까지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킨 정몽주에 비해 이인임에 대한 인지도는 지극히 낮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라마 <정도전>에서는 이인임이 구세력,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캐릭터로 자리잡았습니다. 권문세가의 우두머리이자 재상2인자 답게 그는 모든 일들에 직접 나서지 않고 뒤에서 사람들을 조정하며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 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인임의 모습에 대해 시청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그가 그동안 보아왔던 평면적인 악역과는 조금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기득권을 비판하고 있는 신흥사대부의 입장에서는 분명 낡은 세력이고 없어져야 할 구태 입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현실 정치에서는 늘 좌와 우가 함께 있듯이 그의 역할도 꼭 필요한 역할이기도 합니다. 


비록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지켜내기 위해 북원과의 화친을 주장하며 무조건적으로 원나라와의 화친을 반대하는 신흥사대부와 대립하고 있지만 그가 겉으로 내세우는 북원과 명나라 사이에서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명분은 마치 광해군 때의 실리외교를 보는 것처럼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드라마 속에서 최영 장군 조차도 이인임의 의견에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인임은 논리를 갖춘 현실적인 악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이인임이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포악한 악역에 머물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공감 내지는 현실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배우 박영규가 이러한 이인임의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놀랍도록 잘 소화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우 현실적인 악역이라고 할 수 있기에 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냉철한 모습을 보이거나 때로는 자신에게 맞서는 하룻강아지 같은 신흥사대부에게 독설과 위협을 서슴치 않는 독기어린 악인의 모습을 박영규는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재상서열2인자로서 권세를 누리던 이인임이 정도전에 의해 다시 개혁을 꿈꾸게 된 공민왕으로부터 내쳐지게 될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왕실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삼아 이를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서는 정도전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무서운 정치술수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기에 새로운 위협세력으로 등장한 정도전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며 명실상부 정도전의 제대로된 적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로는 강렬한 눈빛만으로 때로는 뒤에 물러나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치밀한 전략으로 진정한 악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배우 박영규의 이런한 연기변신은 시청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어내고 있습니다. 나이가 좀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예전의 <순풍산부인과>에서의 미달이 아빠의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 있고 어린 사람들도 그를 <주유소 습격사건>에서의 어리버리한 주유소 사장처럼 코믹 역할을 주로하는 조연으로 알고 있기에 드라마 <정도전>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이인임이라는 역할은 그에게 너무나 잘 맞는 옷처럼 느껴질 정도로 딱 맞는 배역이며 이를 훌륭하게 소화해 내며 드라마초반의 긴장감을 이끌고 있는 박영규는 이번 이인임 역할로 연기인생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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