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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상속자들, 진화된 하이틴 로맨스를 선보이다.

by 소금인형2 201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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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얄개 시대'라는 이름으로 하이틴 영화가 열풍을 일으켰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승현,김정훈,진유영,손창호 등은 이 얄개 시대라는 하이틴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당시에는 놀라운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25만명의 관객을 극장에 끌어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뻘이 되어버린 이덕화,전영록,임예진,김보연 등도 어린 시절 이 하이틴 영화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하이틴 로맨스 형식의 드라마는 그 흥행성적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처음 김은숙 작가가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를 만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작가가 만들어온 작품들이 주로 성인들의 사랑이야기 였으며 참신한 소재들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놀래키는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하이틴 로맨스라는 소재가 다소 진부하고 평범해 보였습니다. 연예계의 실상을 보여준 <온에어>,선거와 정치를 다룬 <씨티 홀>, 그리고 중년 남자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신사의 품격>과 같은 이전 작품들에 비해 하이틴 로맨스는 새로울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드라마 <상속자들>은 20%를 넘어가는 시청률로 나름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다른 방송사의 경쟁작품들의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아 반사적 이득을 본 것이 있기는 했지만 심야에 방송되는 수목드라마에서 하이틴 로맨스가 이처럼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젊은 연기자들의 놀라운 연기력,다양해진 캐릭터들


드라마의 주요배경이 고등학교 이다보니 <상속자들>에는 유독 젋은 연기자들이 많이 출연합니다. 그 중에는 오래전 부터 연기에 전념해온 연기자들도 있고 가수의 연기를 겸업하는 이도 있습니다. 젊은 연기자들이 많다 보니 드라마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자칫하면 연기력 논란도 발생할 수 있는데 드라마 <상속자들>에서는 오히려 젊은 연기자들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그중 사람들의 이목을 가장 끈 사람은 바로 최영도를 연기한 김우빈 입니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우빈은 이전에 <신사의 품격>에서 보여주었던 반항아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학교에서 폭군으로 군림하는 사악한 모습이 어느 순간 사랑하는 사람앞에서는 은근한 미소를 보이며 반항기 가득한 눈빛으로 재치있는 대사들을 쏟아내는 그의 모습은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상속자들>에서 대표적 악인 역할을 했던 김지원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행동하며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의 전형 유라헬을 실감나게 연기했습니다. 눈에는 항상 독기를 품고 있으며 입으로는 늘 독설을 내뱉지만 혼자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마음아파하고 돈을 쫒아 재혼을 하는 엄마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10대 소녀의 갈등을 너무나 잘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드라마 <나인>에서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아이돌 박형식은 코믹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기의 폭을 넓혔으며 모범생 효신선배를 연기했던 강하늘, 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윤찬영을 연기한 강민혁도 개성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었습니다.이러한 조연들의 활약은 주연 여배우인 박신혜의 존재를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 이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가 보여주던 평면적이고 정형화된 캐릭터가 아닌 개성있고 입체적인 다양한 캐릭터들을 보여준 것입니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마음을 사로잡는 톡톡 튀는 대사


<상속자들>의 작가 김은숙은 집필하는 드라마마다 사람들의 뇌리속에 깊이 각인되는 명대사들을 많이 만들어내기로 유명합니다.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들여.. 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던 <시크릿 가든>이나 대한민국 모든 여자친구의 애칭을 "애기야"로 만들어 버린 <파리의 연인>, "오빠를 사랑합니다. 오빠는 제 운명입니다"라는 애절한 사랑고백을 만들어 냈던 <신사의 품격>까지 그녀가 만든 드라마에는 가슴을 저리게 하는 먹먹한 감동, 마음을 들뜨게 하는 달콤한 로맨스 등을 표현하는 수많은 명대사들이 있었습니다.


드라마 <상속자들>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개성넘치고 신선한 대사들이 이어졌습니다. 오히려 작가의 이전 작품들이 성인들의 사랑을 다룬 것이어서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다면 이번 <상속자들>에서는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대놓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넘쳐 났습니다. 



탄이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던 "내가 잘생긴 게 어제 오늘 일이냐?", "말대꾸하면 키스한다." 

"유혹하지 말지. 참을 자신 없는데" 같은 대사들은 듣는 사람들조차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능청스러운 대사였지만 그 말들을 내뱉는 주인공이 어린 학생이었기 때문에 이해가 되고 더욱 공감이 가는 대사였습니다. 이런 대사들은 인터넷에서 상속자들 어록이라는 표현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상속자들>은 비록 그 안에 재벌,상속,권력투쟁 이라는 다소 일반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소재들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젊은 시절의 사랑을 이야기 하는 하이틴 로맨스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물 갔다고 여겨졌던 이런 하이틴 로맨스가 사람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에 힘입어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는 것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업그레이드 된 이야기와 대사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드라마 <상속자들>은 이처럼 학창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낡은 모습이 아닌 진화된 하이틴 로맨스를 선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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