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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따뜻한 말 한마디, 불륜 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

by 소금인형2 201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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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서 새 월화드라마로 방송되고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불륜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 입니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아마도 마음속으로는 또 다른 사랑을 찾는 욕망이 있더라도 현실속에서는 쉽게 실현하기 어려운 불륜이라는 것을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동창회에서 만난 어릴 적 첫사랑, 직장에서 부딪치게 되는 멋진 상사,이웃집에 이사온 멋진 남자까지 사람들이 불륜의 유혹을 꿈꿀 수 있는 소재들은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사람들의 내면 깊이 잠재해 있는 이런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여 공감을 얻어 냅니다.


그런데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보통의 불륜 드라마와는 무언가 조금 다릅니다. 지금껏 보아오던 불륜 드라마는 배우자가 있는 두 남녀가 어떻게 서로에게 끌려 또 다른 사랑을 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집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불륜이라는 비난 대신 동정과 공감을 얻어가는 과정을 중요시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때로는 생활속에 일어나는 불륜은 파렴치하지만 드라마속의 불륜은 불륜이 아니라 로맨스라고 억지 주장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반면 <따뜻한 말 한마디>는 이러한 과정을 과감하게 압축하고 불륜이라는 사건이 발생한 그 이후의 남녀의 심리에 집중을 합니다. 이렇다 보니 드라마에서는 불륜을 억지로 미화하거나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시도도 없습니다. 이 드라마는 평온했던 일상에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륜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의 심리와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남에 일처럼 여겨졌던, TV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불륜이라는 사건에 부딪힌 두 여자주인공의 처지와 입장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미경(김지수 분)은 남부럽지 않은 남편(지진희 분)을 가진 행복한 가정주부입니다. 비록 시어머니의 까탈스러움이 가끔은 도를 넘을 때도 있지만 그정도의 고난은 그녀의 결혼생활의 행복을 깨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하자일 뿐입니다.



늘 정답의 길로만 가던 남편이 자신을 배신하고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남편만을 믿고 있던 그녀에게 남편의 외도사실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남편과 다른 여자의 외도 장면을 상상하면서 괴로워 하지만 그녀는 이런 배신감을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남편에게 사랑을 애원하며 남편의 마음을 확인하려 합니다. 


아마도 남편의 외도라는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였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흥신소를 통해 외도의 상대방을 알아낸 그녀는 과연 남편의 외도 상대가 어떤 여자일까 궁금해 합니다. 하지만 남편과의 불륜 대상이 파렴치하고 이상한 나쁜 사람이 아니라 너무나 평범한 여자라는 점에 더욱 화가 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사람을 붙여 미행한 사실을 추궁하는 남편에게 마침내 숨겨왔던 배신감을 폭발하게 됩니다.



이런 미경의 모습이 남편 재학은 너무나 낯설게 느껴집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아내와 너무나 다른 모습에 재학은 자신의 잘못과는 별개로 또다른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외도를 인정하고 그 외도에 대해 남편 몰래 미행하고 일을 꾸몄던 사실을 인정하게 된 이 부부에게 이제 감정의 골은 메울 수 없는 깊은 수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은진(한혜진 분)은 유난스러웠던 연애를 거쳐 이제는 평범한 가정주부로서의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었습니다. 비록 5년전 남편의 바람으로 불륜녀의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다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일을 관계로 알게된 재학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위기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외도,불륜이라는 엄청난 사건에 그녀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감정은 죄책감이었습니다.여기에 알수 없는 의문의 협박편지들과 자신을 미행하는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서 부터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게 될 까봐 두려워 합니다.



그리 친하지도 않은 동네 요리교실의 멤버인 미경에게, 그녀가 자신의 불륜 상대의 배우자라는 것도 까맣게 모른 체 자신의 처지가 바닥이며 죽고싶은 심정이라고 고백할 정도로 너무나 절박합니다. 겉으로는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떠들며 아무렇지 않은 듯 살고 있지만 그녀의 목을 조여오는 위기감에 소중한 가족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녀는 조만간 남편에게 자신의 외도사실을 털어 놓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부부에게도 더 이상 결혼 생활이라는 것이, 부부라는 의미가 전과 같이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제작진이 이 드라마를 소개하는 문구에 굳이 부부힐링 드라마라는 문구를 사용한 이유는 이 드라마가 불륜이라는 자극적 소재에 집중해 어떻게 불륜이 저질러졌으며 어떻게 배우자에게 들키게 되고 어떤 천벌을 받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평온한 가정에 어느날 갑자기 닥친 외도와 불륜이라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 주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행복한 가정이란 어떤 의미이며 결혼을 통해 맺어진 부부라는 관계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 해보고자 함일 것입니다. 드라마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이처럼 불륜드라마 이면서 여느 불륜드라마와는 또다른 관점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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