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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꽃보다 할배,할배들과 시청자들을 연결해주는 이서진의 어른 모시기.

by 소금인형2 2013.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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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명불허전! 나영석 PD의 예능감이 또다시 폭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케이블 채널 tvN 에서 방송하고 있는 '꽃보다 할배'가 회를 거듭할 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오래된(?) 사람들의 참신한 예능이라는 신선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배들의 활약과 함께 프로그램을 빛내고 있는 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까마득히 어린 후배 이서진의 눈물나는 어른 모시기 입니다.

 

프랑스 여행 3일차를 맞은 <꽃보다 할배>팀은 유럽 최고의 궁전인 베르사이유를 찾았습니다. 이순재 할배는 여전히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투덜이 백일섭 할배는 아직도 모든 것에 불만이 있었지만 많은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자신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자는 요청이 쇄도하자 기분좋은 웃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박근형 할배는 지금까지 숨겨두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님 포스를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했고 우리의 신구 할배는 여전히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처럼 낯설지 않고 친근하면서 때로는 귀엽기 까지 한 할배들의 모습이 <꽃보다 할배>를 이끌어 가는 힘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짐꾼, 가이드, 심부름꾼 등 1인 다역을 해나가며 할배들을 모시고 있는 배우 이서진의 눈물나는 어른 모시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서진의 활약은 첫 방송에서부터 예고되었습니다. 비록 소녀시대와의 소개팅이라는 달콤함 미끼에 낚여 할아버지들의 수발을 드는 짐꾼으로 이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여행 초반에 보여주었던 그의 모습은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파리에 도착해서도 능숙한 영어로 교통편과 숙박시설을 알아보는 등 나름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멋진 모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그 자신도 가이드의 도움없이 여행하는 것이 힘들텐데 거기에 하늘같이 어려운 선배 원로배우들을 모시기 다녀야 하는 그의 입장은 매 순간순간이 위기 였으며 스트레스였을 것입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님들의 의견대립에도 그는 말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안절부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서운한 마음과 스트레스가 중압감으로 작용 했을까요? 19일 방송분에서는 할배들을 위해 준비된 주치의에게 슬쩍 진단을 받은 이서진의 혈압이 백일섭 할배보다 높게 나와 멘붕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기가 쎈 할배들을 이끌고 여행을 다니는 일이 그에게도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 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그는 싫은 내색도 전혀 없이 늘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선배들을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행경비의 제약때문에 비싼 숙소와 먹을 거리를 구할 수는 없었지만 어떻게 하면 가장 편하게 할배들을 모실 수 있을 지 늘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한발 먼저 일어나 미리미리 알아보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급한 일정과 여행의 피곤함으로 할배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질 때도 그는 중간에서 할배들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을 했고 마치 자식이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니는 것처럼 세심한 배려를 했습니다. 특히나 19일 방송분에서 자신이 늘 짐꾼으로 할배들의 짐을 모두 나르는 것을 보면 할배들이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가질까봐 할배들의 짐을 방 앞까지 모두 옮긴 후 스탭들에게 짐을 들고 들어가게 하는 세심한 배려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이서진의 눈물나는 정성도 몰라 주고 이순재 할배는 틈만나면 예뻐하는 후배 배우 리스트로 하지원,이승기,이병헌,김명민을 뽑고 그들만 칭찬을 합니다. 나영석 PD가 처음부터 이서진을 가이드로 생각했었고 이순재 할배도 이서진을 이야기 해서 함께 하기로 한 것이라고 이서진을 달래 보았지만 이서진은 그러면서 맨날 인터뷰 하실 때 김명민 칭찬만 하신다라며 못내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정작 할배들의 마음은 이서진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곳에 있으니 멋적게 대놓고 칭찬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겁니다.

 

19일 방송분에서도 박근형 할배가 이서진에게 혼자살면 외로운 게 있지 않느냐,허전한 거 라고 살갑게 물어보며 근처를 지나가는 한국 여성들과 즉석에서 소개팅을 주선해 주며 사진까지 찍게 하는 모습을 보면 H4 할배들이 속으로 얼마나 이서진을 끔찍히 생각하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서진의 역할은 단순히 가이드나 짐꾼 혹은 할배들을 보살피는 보호자 역할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할배들과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너무 이질감이 들지 않게 그 둘 사이를 이어주는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9일 방송에서도 할배들은 프랑스 거리의 자유로운 청춘들을 보며 저마다 한마씩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구 할배가 들려주는 한마디는 <꽃보다 할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는 무엇이 다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제일 부러운게 젊음이야. 젊을 때 다 해봐야지. 청춘이 부럽다. 아름답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여기에 박근형 할배는 " 그때로 돌아갈 수 없지 않느냐, 그저 열심 사는 수 밖에 없지" 라며 씁쓸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우리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라든지 하는 말들을 들으며 청춘이 가장 아름다우니 그 시절을 잘 보내야 한다 라는 말을 무수히 많이 듣고 또 그말이 맞는 말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함께 출연하고 있는 배우 이서진도 할배들의 이런 말이 무얼 뜻하는 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단순히 알고 있는 것과 <꽃보다 할배>멤버들이 인생을 살아온 뒤 느끼는 감정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우리나 이서진이나 그와 같은 절실함과 씁쓸함을 어쩌면  그 나이가 되어야만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인생의 연륜을 배우 이서진이 시청자들을 대신해 그 자리에 함께 하며 어른들을 모시면서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꽃보다 할배>는 단순히 나이 많은 노배우들의 여행이야기를 담기 보다는 그 할배들이 나이 어린 자녀들이나 후배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그리고 나이 어린 후배들을 대표해서 할배들 곁에서 할배들을 지켜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역할이 바로 이서진 인 것입니다. 이서진의 역할은 자칫 나이 많은 할배들의 넋두리로만 들려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시청자들과 소통하게 하고 공감을 줄 수 있게 해주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영석 PD는 방송 도중 "이서진 씨 아니면 어쩔 뻔 했느냐"라는 말로 <꽃보다 할배>에서의 이서진의 존재감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어찌보면 시청자들과 할배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할배들 틈에 이서진을 캐스팅 한것은 나영석 PD의 아직 살아있는 예능감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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