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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너의 목소리가 들려,선악의 기준을 모호하게 만드는 반전의 묘미.

by 소금인형2 201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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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이보영의 열연과 누나팬들을 몰고다니는 이종석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견고한 팬층을 확보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민준국(정웅인 분)의 이야기가 공개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11일 방송분에서는 10년전 민준국이 수하의 아버지를 죽인 이유가 살짝 공개되었습니다. 수하의 기억속에 떠오른 장면은 1년전 낚시터에서 민준국이 수하에게 "넌 나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니 인생이 나 때문에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라며 말을 건넸고 곧이어 " 하지만 네 아빠도 마찬가지야. 내가 네 아빠를 죽인 것처럼 내 아내는 네 아빠의 그 잘난 혀로 인해 죽었다."란 말로 아내의 죽음과 이에 대한 복수로 수하의 아버지를 죽인일에 숨겨진 사연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수하는 민준국의 말을 부정하려고 했지만 그의 눈을 보며 그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더욱 괴로워합니다. 여기에 너에게도 좋은 아빠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민준국의 말은 그에게 비수처럼 꽂혔고 이에 그자리를 뛰쳐나온 수하는 자동차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들 드라마에서 선악의 구분이 명확한 것을 좋아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일방적으로 미워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 반대편에는 일방적으로 응원하고 편을 들어줄 그런 캐릭터가 필요한 것입니다. 착한편에 서있는 주인공은 마치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느끼고 나쁜 편에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평소 생활에서 우리를 괴롭혔던 사람들을 대입시켜 가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입니다.

 

드라마가 시작된 이래 민준국은 줄곧 악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살인을 한 것으로 모자라 자신을 감옥에 가게 만든 장혜성 변호사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고 마침내 장혜성 변호사의 어머니를 죽이기 까지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순진한 청년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속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무서운 복수를 계획하는 그의 모습은 사람들이 드라마속에서 찾는 미움과 증오의 대상, 악인의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하지만 민준국의 아내 죽음에 수하 아버지가 관련이 있고 수하의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제는 민준국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은 변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그것을 복수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일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이러한 사연들은 그동안의 민준국을 향한 일방적인 미움에서 그를 불쌍히 여기는 연민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여기에 드라마가 조금 더 진행되면서 민준국이 10년전 수하의 아버지를 죽인 이유가 더 자세히 공개가 되고 그 이유가 수하의 아버지의 잘못에 의한 것이라는 반전이 생기게 된다면 사람들은 이제껏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보며 세웠던 선악의 기준이 모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이미 드라마 초반에서 선악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한 메세지를 준 적이 있습니다. 차관우 변호사가 맡았던 사건에서 듣지못하고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우가 보호시설의 돈을 훔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 보호시설에 계속해서 기부를 했지만 자신의 경제형편이 어려워지자 보호시설의 원장에게 기부금의 일부를 돌려 달라며 하소연을 합니다.

 

하지만 원장은 그녀의 애원을 매몰차게 거절을 했고 결국 그녀는 보호시설의 돈을 훔치게 된 것입니다. 차관우 변호사는 그녀가 비록 절도라는 범죄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이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니겠느냐라는 취지의 변론을 함으로써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로 선악을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메세지를 준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쪽이 선이면 다른 한쪽은 무조건 악이어야 하며 한쪽을 응원하게 되면 다른 한 쪽은 미워해야 할 것 같은 고정관념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늘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명확하게 나뉘어지지 않는게 현실 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더욱 드라마속 인물들이 명확하게 선과 악으로 구분되어 지길 바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처럼 주인공들의 선악의 기준을 모호하게 만드는 반전은 드라마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줄 수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며 웃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심각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11일 방송분에서는 수하를 신고했던 과일가게 아주머니의 교통사고를 통해 민준국의 또다른 살인을 암시하며 그의 악행이 계속될 것을 예고했습니다. 그가 끝내 사람들로부터 미움만을 받는 악인으로 남을 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끌려 악행을 저지르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사람들로 부터 일말의 동정심을 받게 될 수 있을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를 그렇게 까지 악하게 만든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며 이러한 반전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인기를 계속 이어나갈 묘미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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