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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구가의 서, 최진혁 구월령의 폭주가 안타까운 이유.

by 소금인형2 2013.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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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에서 최진혁이 연기하고 있는 구월령의 비극적 운명이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아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3일에 방송된 <구가의 서> 17회분에서는 부자지간임에도 어쩔 수 없이 혈투를 벌이는 최강치와 구월령의 모습이 방송되었고 뒤를 이어 그 동안 최강치와 인간들에게 무서운 공포로 다가온 구월령의 잔혹한 행동에 대한 그의 숨겨진 진심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최강치의 기지로 망신을 당하게 된 조관웅(이성재 분)은 수하들에게 무형도관 담평준의 가장 소중한 것을 없애고 오라는 명령을 하게 됩니다. 이에 조관웅의 수하들은 무형도관에서 담평준의 딸 담여울(수지 분)을 납치하여 숲속에서 죽이려 하였으나 때마침 나타난 구월령에 의해 저지를 당하게 됩니다. 구월령은 조관웅의 수하들을 모두 제압하고 담여울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여울을 구하려고 달려온 최강치와 대면하게 됩니다.

 

구월령이 여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최강치는 곧바로 구월령을 몰아부쳤고 둘은 서로 부자지간임에도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하지만 "너는 절대로 날 이길 수 없다."라는 구월령의 말처럼 자신이 구월령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알게된 강치는 "여울이는 내 사람이라고, 내 사람한테 손대지 마. 내 아버지라며, 내 사람 건들지 말라고." 라며 구월령에게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게 됩니다. 구월령은 20년 전 자신이 윤서하를 구하기 위해 했던 말들을 똑같이 하고 있는 최강치를 보게되자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피하게 됩니다.

 

 

지난 방송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린 체 천년 악귀로 변해가는 모습으로 재등장한 구월령은 한 때 자신이 사랑했던 서화의 존재를 부인했고 그녀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의 존재도 거부했습니다. 부활한 그는 오로지 인간에 대한 복수심으로 모든 것을 소멸시키겠다는 신념만으로 가득차 있었던 것입니다. 그에게 있어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는 파렴치한 존재이며 자신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만 안긴 존재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여인을 보호하기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내 사람이라고 부르며 건드리지 말라는 최강치의 모습을 보며 20년 전 자신이 보호하려 했던 월령은 20년 전 자신도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음을 기억해 내게 된 것입니다.   

 

구월령은 천년악귀로 변모해 가는 냉혹하고 무자비한 캐릭터로 재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인간이 천년악귀의 몸이라고 해도 부자지간의 천륜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곁에서 몰래 최강치를 지켜보던 월령은 아직 신수의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아들 강치에게 자연을 다스리는 법을 깨우치게 해 주었으며 인간의 여자를 사랑해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아들이 자신과 같은 배신의 아픔을 겪을 것을 염려해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라고 압박했던 것입니다. 극 초반에 월령은 인간의 여인인 서화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와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인간이 되려 했습니다.

 

그리하여 환웅의 언약서인 <구가의 서>를 얻기 위해 100일동안 살생을 하지 않고 신수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기도를 했지만 관군에게 잡혀가는 서화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구미호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결국 천년악귀가 되는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자신의 모습에 "싫어"라고 하며 자신을 거부하는 서화의 모습을 보며 그는 아마도 인간에 대한 처절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 배신감의 고통을 자신의 아들인 강치가 똑같이 겪을 것을 염려해 강치에게 계속해서 인간이 되는 것을 포기하라고 강요한 것은 어쩌면 숨겨져 있던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순수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복수의 화신으로 재등장한 구월령의 숨겨진 또다른 진심은 다음 장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최강치의 공격에 심한 부상을 당한 구월령은 이전의 친구였던 소정법사를 찾아갔고 그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 것에 놀란 소정의 질문에 자신은 이제 치유와 소생의 능력이 없으며 오로지 분노,파괴,죽음,소멸만 있을 뿐이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완전한 천년악귀로 변신하기 전에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오직 최강치 뿐이라며 그에 손에 죽기를 희망합니다. 천년악귀로의 변신은 그가 의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이 불행한 운명의 끝을 잘 알기에 더이상의 고통과 악행이 있기 전에 자신의 운명을 끝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비극적 운명을 지닌 구월령의 재등장은 드라마 <구가의 서>의 또다른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다소 밋밋하고 단순할 수 있었던 악의 축 조관웅과의 일방적인 선악 대결이 조금은 복잡한 성격을 지닌 구월령의 등장으로, 갈등과 이야기 전개가 입체적으로 변한 것입니다. 최진혁이 연기하고 있는 구월령은 단순히 선,악으로 구분할 수 있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닙니다. 한쪽 방향으로는 악귀로 폭주하면서 마음 한 구석에는 조금은 따뜻한 인간적인 모습이 보여지는 것입니다.

 

구월령의 이런 조금은 인간적인 면모는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구가의 서>의 금기사항을 지키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천년악귀로 변모해 가는 그는 앞으로 무자비하고 공포스러운 천년악귀의 모습으로 폭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아들 최강치에게 죽임을 당하기 위해 최강치와 주변인물들을 집요하게 괴롭힐 것입니다. 하지만 구월령의 이러한 폭주가 밉거나 악해보이지 않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자신의  운명으로 인해 발생할 비극적 결말을, 자신의 아들에게 죽임을 당함으로써 막고자 하는 그의 숨겨진 진심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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