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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야기

정재근 심판 폭행과 욕설, 한국 체육계의 수준을 보여준 최악의 추태.

by 소금인형2 201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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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여러 분야 중에서 가장 낙후되어 있고 후진적인 분야를 꼽으라면 사람들은 아마도 정치를 꼽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 못지 않게 낙후된 분야가 바로 체육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10일 서울의 한 농구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체육계가 얼마나 겉만 번지르하고 열악한 수준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최악의 추태가 있었습니다. 바로 연세대 정재근 감독의 심판폭행과 욕설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은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대회의 고려대와 연세대의 결승전에서 벌어졌습니다.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는 대한농구협회가 세계 우수대학 팀들과의 농구교류로 대학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각 참가국들간의 우호증진 및 유대관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올해 첫 번째로 열게된 국제대회 입니다. 국내 대학농구리그 상위 4개팀을 포함한 미국,호주,일본,중국,대만,필리핀의 대학을 포함한 총 10개의 팀들이 이번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개최국의 저력을 발휘하여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결승에 오르며 첫 대회를 화려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지만 어처구니 없는 사건의 발생으로 한국의 농구계는 물론 체육계 전체가 부끄러워 해야 할 수준이 드러나고 만 것입니다. 결승전에서 연세대 선수가 고려대 골밑에서 공을 잡았을 때 반칙이 선언되지 않자 연세대 정재근 감독은 이성을 잃고 코트로 난입했습니다. 말리는 심판을 향해 팔을 들어올려 때리려는 시늉을 했으며 급기야 한 심판에게는 박치기를 하며 욕설이 포함된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황당한 일격을 당한 심판은 즉각 정재근 감독을 퇴장시켰지만 정감독은 이 지시에도 따르지 않고 계속해서 코트에 남아있으면서 심판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심판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더 나아가 심판이 오심을 하더라도 지도자가 심판에게 욕을 하고 폭행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정재근 감독은 세계 여러나라 선수들을 초청해온 국제대회에서 그것도 TV로 중계되는 게임에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정재근 감독의 이런 추태가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평소 우리나라의 체육계 전반에 깔려 있는 저급한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것 행동이라는 점은 정감독이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V로 생중계되는 게임에서 정감독은 작전타임 시 선수들을 불러 모아놓고 카메라 찍히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선수들 이름을 부르며 욕설을 하면서 질타를 했습니다. 카메라가 촬영을 하는 때에도 이정도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얼마나 더 심한 욕설과 폭행이 오고갔을 지는 보지 않고서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체육계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지도할 때에는 자신이 단순히 기술과 테크닉만을 지도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어린 후학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입장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체육 지도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학생들은 단순히 운동을 통해 테크닉과 이기는 법만을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운동이 주는 사회적 의미를 함께 배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체육계에서는 오로지 이기는 것에만 집착하여 게임에서 이기는 법만 가르치며 게임을 즐기는 법을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대학입시라는 명분으로 나중에 좋은 성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오로지 성적에만 목을 매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은 체육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그 이면에 땀흘려 노력하는 모습에는 칭찬에 인색한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라면 아무리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의 성적 보다도 운동을 통해 아이들이 얻어갈 수 있는 더 큰 것이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운동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교육이 먼저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이 선수시절 겪었던 부조리와 악습을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선수폭행과 욕설 심지어 심판폭행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있을 때마다 세계 몇위의 체육강국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체육강국이란 국민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운동을 즐기면서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탄생해 세계에 우리나라의 이름을 빛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처럼 과정에서는 추악한 모습을 보이며 오로지 결과만을 중시하는 저급한 수준의 체육강국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식의 저급한 체육계 수준이라면 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아무리 많이 딴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자랑스러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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