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 이야기

무한도전 선거특집, 날카로운 현실풍자로 국민예능 복귀할까?

by 소금인형2 2014. 5. 2.
반응형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애도의 분위기 속에 침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누구보다도 난처한 입장에 놓인 사람들은 아마도 TV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일 것입니다. 사고 직후 부터 예능프로그램들이 계속해서 결방을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있은 지 이주가 지나자 각 방송사에서는 서서히 예능프로그램 방영을 재개하였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때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불리며 주말 예능의 절대적 지위를 가지고 있던 MBC의 <무한도전>은 이러한 사회분위기 이외에도 또 하나의 악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멤버 중 1인인 가수 길의 음주운전 파문 입니다. 때가 때였는지라 가수 길은 즉각적으로 사과의 내용을 발표하였고 무한도전에서도 자진하차를 결정했지만 이 사건이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누가 봐도 확실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인지 무한도전에서 새로운 아이템으로 정면승부에 나선 것 같습니다. 바로 <무한도전 선거특집>입니다. 무한도전은 홈페이지를 통해 <선택 2014 사전 공약 투표>를 공개하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후보 6명의 공약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약들이 현재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진 정부의 신뢰성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먼저 후보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으로 선거공약을 밝혔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는 선거라는 것이 인물보다는 그 사람의 정책과 공약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무한도전 제작진의 기본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어집니다. 이는 국민을 위해 지역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할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정책과 공약은 사라지고 오로지 인물의 인지도만으로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현실의 정치 풍토를 실랄하게 꼬집는 대목입니다.

 

각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도 한번의 웃음으로 흘려 보내기에는 뒷맛이 씁쓸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의리를 내세운 후보. 가의 무한 이기주의 철폐 공약은 나만 아니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복지부동에 길들여져 있는 관료사회를 꼬집는 풍자입니다. 세월호 사고에서도 훗날의 뒷감당을 두려워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의 각 부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국민은 크나큰 분노와 실망을 느꼈습니다.

 

웃다가 눈물나게 해드리겠다는 후보.나의 공약은 좀더 직설적으로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의 정부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시청률이 하락할 경우 재난본부를 설치하고 위기 대처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제작하여 시행한다는 공약은 누가 봐도 정부의 탁상행정을 실랄하게 풍자한 내용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예능의 기본을 지키겠다는 후보.다의 공약은 확대편성을 반대하고 관행처럼 이루어졌던 예능프로그램 시간의 고무줄 늘리기와 같은 잘못된 관행을 없애 보겠다는 의미입니다. 예능프로그램의 과다경쟁으로 방송사간에 사전에 약속한 사항도 밥먹듯이 위반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잘못된 관행과 악습을 없애겠다는 이 공약은 어쩌면 우리사회의 삐뚫어진 모습에 안타까워 하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가 가장 바라는 모습일 것입니다.

 

이 밖에도 비밀없는 투명한 방송으로 소통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공약 , 자리에 연연하면서 근무태만을 일삼는 출연자와 PD를 퇴출시키겠다는 공약, 무한도전의 새로운 10년을 위해 시청률1위,2군제도 도입,3진아웃제도 도입의 123 공약 등은 한마디로 우리사회와 정치판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여러차례 예능의 힘을 빌어 묵직한 자기소리를 내왔습니다. 광우병파동, 정리해고, 외모지상주의 비판,무능한 정치인 풍자,안녕하십니까 열풍 까지, 프로그램에서의 상황설정이나 자막을 통해 자신의 목소를 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소리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나 무한도전이 자기만의 예능방식으로 이런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때문에 이른바 <무도빠>라고 불리는 골수팬들을 확보할 수 있었고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는 뭔가 다르다라는 인식을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집단적 트라우마에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한도전의 선거특집과 같은 사회풍자는 아마도 국민들을 위로해 주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글이 유익하셨다면  손가락을 눌러 추천해 주세요.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