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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아테나 - 긴장의 끈을 더 조여야 한다.

by 소금인형2 2011.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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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에서는 이병헌과 김태희의 사탕키스로 전국민을 닭살 돋게 만들었던 KBS 드라마<아이리스>의 후속작으로 <아테나-전쟁의 여신>이 방영되고 있습니다. 방영되는 방송국이 다르니 엄밀히 말하면 후속작이라 할 수 없겠으나 두작품 모두 태원엔터테인먼트라는 외주 제작사에서 외주 제작되는 드라마 이니 방영되는 방송국은 달라도 극의 흐름상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의 성격을 가진 국제적 조직인 아이리스에 대항하는 전편의 내용에 이어 이번에는 전 세계의 에너지산업을 쥐고 흔드는 다국적 조직인 아테나를 방어하는 내용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 드라마는 전편 흥행의 기대감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 왔으며 제작사 측도 전편 못지 않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방영 이전 부터 이야기 해 왔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초반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맨 처음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일명 <정우성 발연기>논란이었습니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대사처리와 주인공 다운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는 정우성에 대해
그의 연기력을 비난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정우성이 연기하는 이정우는 약간 다른 성격의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 전편의 이병헌이 힘있고 카리스마 있는 개성이었다면 정우성은 힘을 뺀 다정한 스타일의 주인공 으로 차별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 도 있지요.



제가 생각하는 아테나의 더 큰 문제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닌 구성의 어설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극 초반에 김명근 박사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정보요원들의 경쟁에서 차승원은 유동근을 살려 줍니다. 후에 자신이 살해한 보안요원의 장례식에 다녀온 수애가 심적으로 괴로워 할 때 차승원은 유동근을 살려준 그때의 자신의 행동이 연민에서 비롯되었음을 애기하고 이를 후회하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왜 그당시에 유동근을 살려 주었을까 라는 의문에는 전혀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제작
의도상 차승원과 유동근의 악연을 강조하고자 이렇게 설정을 한듯 보이는 데 매회 마다 살인을 밥먹듯 하는 아테나 조직의 생리상 유동근을 살려 주었다는 부분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유동근을 살려 줄 수 밖에 없던 결정적인 이유가 보여지지 않는다면 이것은 아테나의 어설픈 구성의 또 한가지 예가 될 것입니다.


김명근 박사가 안전가옥으로 옮긴 후 곧바로 의문의 폭발 사고로 숨진 것으로 꾸몄다는 정보가 아테나측인 수애에게 넘어가는 장면도 어설프기 그지없습니다.
한 국가의 100년 흥망이 달려있는 중차대한 내용을 그것도 대테러기관의 책임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술자리에서 발설해서 정보가 넘어갔다는 설정은 어이없는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뒤에 이어지는 내용처럼 미국의 정보국은 폭발당시의 위성사진등을 동원해 김명국 박사가 살아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도 굳이 이렇게 정보가 어설프게 넘어가는 장면을 넣은 이유는 이해
하기 어렵습니다.
후에 수애의 정체가 탄로나는 부분에서 결정적으로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일종의 복선으로 보여지지만 복선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극의 긴장감을 너무 떨어뜨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비밀조직인 아테나의 실체가 드러나는 부분도 너무나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정보액션스릴러가 그렇듯 아테나도 극 초반에는 비밀조직의 실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DIS 연구원이 개인적으로 조사한 아테나에 대한 보고를 받은 차승원이 그 연구원을 즉시 제거할 때 까지만 해도 아테나라는 조직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이끌어가는 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이 긴장감은 다음회에 아테나의 실체에 대한 NTS 내부 조사문건이 있다는 단 한마디의
말로 사라지게 됩니다. 여기에 한발 더 나가 정우성이 수애를 취조실로 불러 당신이 아테나의 조직원이라는 증거가 발견되었다고 말하는 장면까지 보여지게 됩니다.
물론 이 장면은 수애를 마음에 두고 있는 정우성이 그녀의 생일을 맞아 깜짝파티를 하기 위한
속임수 였습니다. 제작진은 아마도 총격과 액션이 난무하는 드라마에 인간적인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작은 에피소드로 이 설정을 준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설정이 오히려 극의 긴장감을 느슨하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작은 감동을
위해 극 전체의 설정의 희생이 컸던 것이지요. 



첩보 스릴러는 화려한 액션 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극의 긴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손에 땀을 쥐어가며 드라마를 따라가면서
대리 만족을 느낍니다.
아테나 같은 첩보액션 블록버스터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테나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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