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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시크릿가든.예상된 이야기의 식상하지 않은 전개

by 소금인형2 201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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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심야에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20% 후반대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시크릿가든>이 모든 사람들의 예상(?)대로의 시나리오 진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길라임(하지원)의 아버지가 소방관이었으며 사고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는 전제와 김주원(현빈)이 사고로 인해 폐소공포증을 겪고 있으며 그 당시의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설정에 대한 그 동안의 전개를 보며 라임의 아버지가 주원을 사고에서 구하기 위해 희생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결정적 암시의 한마디가 바로 서로의 몸이 다시 바뀌었을 때 주원이 라임의 라커 문에 붙어 있는 라임의 아버지의 사진을 보고 <왠지 낮설지 않고 친근하다>라고 한 말에서도 사람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힌 주원과 라임의 운명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운명의 장난이라고 생각되어 지는 이러한 이야기 구도는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구도이기도 합니다.원수집안의 딸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라든지 선과악의 대결을 벌이던 두 사람이 실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였다든지 하는..(스타워즈의 I am your father 처럼..)

어찌보면 너무나도 식상한 패턴인데도 불구하고 <시크릿가든>의 이 패턴을 지켜보는 시청자의 반응은 기존의 식상함과 약간 달라 보입니다.
오히려 이 낡고 식상한 구도를 과연 <시크릿가든>은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돌파해 낼 지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그 동안 진행되어 온 김은숙 작가의 평범하지 않은 드라마 전개를 보면 더더욱 신선함을 기대하게 합니다.

기존의 남자와 여자가 서로 몸이 바뀌는 이야기들은 몸이 바뀌면서 일어날 수 있는 소동과 에피소드에 중점을 두어왔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최종의 목표였으며 그 최종 목표도 극 말미에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시크릿 가든>은 결정적인 순간에 바뀐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또 다시 바뀌는 과정을 반복하며 비만 오면 바뀔 수 있다는 설정으로 이 특별한 이벤트를 평범한 일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과감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서로의 몸이 바뀌는 이야기에서 어찌보면 숙명이고 딜레마 일 수 있는 비밀유지의 과정..
시청자들은 주인공들의 행동을 보며 <들키면 안되는데..>하는 마음으로 마음졸이고 또 안도하고 하는 조마조마함을 느끼며 드라마를 보게 되는데 <시크릿 가든>은 너무도 쉽게 이 조마조마함을 없애 버리는 파격을 보여 주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오스카(윤상현)와  액션감독(이필립)에게 비밀을 털어놓아 들키지 않을 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의 즐거움 대신 비밀을 알고 나서의 오스카와 액션감독의 행동의 어설픔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식상한 구도를 공개하는 과정도 이전의 드라마나 영화와는 그 방식이 달랐습니다.
주원의 어머니와 라임이 라임의 아버지가 계신 납골당에서 서로 같은 대상에게 꽃을 바치는 장면으로 드라마의 가장 큰 비밀을 사람들에게  공개한 것도 신선한 방식 이었습니다.
주원의 어머니가 자식을 구하고 희생된 소방관을 잊지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줌으로써 약간은 독하게 보여지던 그 동안의 주원 어머니의 이미지에 사람들의 동정을 일으키게 한 장치는 다음 장면으로 이어져 자식을 구한 소방관의 딸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부탁하는 신선한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이제 드라마의 공은 라임과 주원에게로 완전히 넘어간 것 같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원이 과연 죄책감을 어떻게 이겨내고 라임과 이루어질 수 있을 까? 또 아버지의 죽음과 연관된 주원을 라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의 과정이 종반부로 치닫고 있는 <시크릿 가든>의 마지막 하일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결말이 이루어 질까요?

김은숙 작가의 과거 <파리의 연인>의 전력으로 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결말로 끝날 것이라는 것이 시청자들의 지배적인 생각입니다.당시 파리의 연인은 드라마의 모든 내용이 주인공이 구상하던 시나리오 였다라는 결말이 사전에 공개되면서 굉장한 논란이 일었었는데..드라마 결론은 굉장히 난해하게 끝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실제임을 보여주는 신문기사와 시나리오를 쓰고있는 새로운 등장인물....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좀 아픈)

결말이 해피엔딩이든 아니든 어쩌면 <지붕뚫고 하이킥> 이 후 사람들에게 최고의 논란이 될 수 있는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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