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이야기

스플래시 폐지논의, 시청률만 생각하는 위험천만 예능에 경종이 되길.

by 소금인형2 2013. 9. 6.
반응형

출연자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논란이 되고 있던 MBC 다이빙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가 2회 방송만에 녹화 중단과 폐지논의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MBC는 6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었던 촬영부터 전격 취소하고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지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다이빙 쇼 스플래시는 연예인을 비롯한 각계의 유명인사들의 다이빙 도전이라는 스포츠 리얼리티 쇼로 네덜란드에서 처음 방송을 한 뒤 세계 20여국에서 같은 형식으로 전파를 타며 인기를 끌었던 방송이었습니다.  이 포맷을 SM C&C가 구입하여 제작하였고 MBC를 통해 방송을 했던 것입니다. 물에 대한 공포와 높은 곳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를 극복하고 전문 다이빙선수들이 아닌 연예인들이 다이빙에 도전한다는 소재는 일면 신선함감이 없지 않았으나 비전문가들이 단시간에 다이빙 기술을 익혀 경쟁을 한다는 것은 무리한 설정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우려는 방송이 시작되면서 현실로 들어났고 출연자들이 다이빙 훈련 도중 줄줄이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첫회 방송에서는 클라라와 샘 헤밍턴이 연습도중 각각 허리와 목에 부상을 입는 장면이 전파를 탔으며 2회에서는 이훈이 낙하하면서 얼굴이 수면과 정면으로 부딪쳐 눈밑이 멍든 상태로 연습을 계속하는 장면도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제작진은 처음 접하는 다이빙에 적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부상정도로만 치부하고 오히려 그들이 부상을 당하는 장면이나 피멍이든 몸을 방송에 내보내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는 데 활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감동을 주려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일 개그맨 이봉원이 다이빙 연습도중 사고가 발생하여 눈 아래의 작은 뼈가 골절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으며 여기저기에서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방송 2회분 만에 녹화 잠정 중단이라는 결정이 내려진 것입니다. 

 

물론 방송에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을 하는 도중 약간의 부상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시청자들도 그러한 모습을 투혼이라고 부르며 박수치며 응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부상이나 위험의 정도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면 이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아무리 방송이라고 해도 사람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그동안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우려섞인 반응에 대해 충분히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따지고 보면 오랜 기간 훈련한 선수들도 아닌 연예인들이 맨몸으로 물속에 다이빙을 하는  과정에 어떤 특별한 안전조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선수들도 어려서부터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 익숙해지고 부상을 당하지 않는 방법을 몸으로 배워 그것을 방지할 수 있을 뿐 다이빙에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안전조치라는 것은 애시당초 있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사고의 위험성이 많은 프로그램을 단순히 세계 여러나라에서 히트를 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형식을 그대로 사서 똑같은 방식으로 방송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제작진의 직무유기였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최근 TV 방송에서 예능 춘추시대를 열고 있는 우리나라의 방송에서는 수많은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방송되고 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천편 일률적이기게도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육체적으로 괴롭혀 시청자들에게 웃음이나 감동을 주려 하고 있습니다. 오지에서 생존을 위해 애벌레를 잡아먹어야 하는 컨셉이나 연예인들이 일반 군인들과 함께 힘든 유격 훈련을 받는 컨셉 등 예능에서의 연예인 괴롭히기 컨셉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했고 예능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형태는 그 정도가 심해지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반감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땀흘려 고생하는 장면이 처음에는 신선하게 보일 지 모르지만 웃자고 보는 예능프로그램에서 계속해서 힘든 장면 안타까운 장면만 보여지게 된다면 사람들이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본래 목적이 사라지고 마는 것입니다. 굳이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최근 크게 히트를 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에서도 우리는 그 좋은 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보다 더 치열하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억지스럽고 무리한 시도를 하는 위험천만한 예능프로그램들에 대해 이번 스플래시 녹화중단 사태는 한번쯤 지금까지의 예능 제작 풍토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경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극적인 소재나 외국의 히트 프로그램 모방이 아닌 신선한 아이디어를 통한 예능 소재의 개발이 진정으로 대중들이 원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제글이 유익하셨다면  손가락을 눌러 추천해 주세요.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