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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불의 여신 정이, 문근영 남장연기와 서현진 팜므파탈의 조화.

by 소금인형2 201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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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주인공 정이(문근영 분)가 사기장이 되기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딛으면서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문근영이 남장을 하고 도성으로 스승님의 도자기를 팔러가는 장면이 방송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5년전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의 문근영의 남장 모습을 떠올리며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은 그녀의 동안에 새삼 놀라기도 했습니다.

 

문근영은 이번 드라마에서 초반부에 한동안은 남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자는 사기장이 될 수 없기에 남장을 한 체 도자기를 만드는 본원에 들어가 사기장이 될 때까지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비록 남장을 하였지만 문근영의 얼굴은 너무나도 곱상합니다. 한마디로 남장역할을 하기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얼굴인 것입니다.

 

어쩌면 그를 남자로 여기고 같이 연기를 해야 하는 상대배우들은 연기의 감정을 잡는데 애를 먹고 있을 지 모릅니다. 시청자가 화면으로 볼 때에도 쉽사리 남자로 여겨지지 않는데 이를 현장에서 직접 대면하고 연기를 해야하는 상대배우들은 오죽 하겠습니까? 그래서 문근영의 남장연기는 자칫하면 드라마의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어색한 남자연기가 자칫하면 극에 몰입 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문근영은 특유의 연기력으로 말끔히 씻어내는 모습입니다.22일 방송분에서는 그가 본원에 들어가기 위해  남장을 하고 공초군 시험에 응시하는 장면이 방송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태평이라고 속이고 공초군 시험을 보게 됩니다.이 과정에서 땔감으로 쓸 좋은 나무를 찾기 위해 왕실 소유의 산에 들어가 벌목을 하려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하지만 이때 그녀의 키다리 아저씨인 광해군이 또 어김없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 주었습니다. 정이는 그가 광해군인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체 그저 광해군 밑에서 심부름을 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광해를 편하게 대합니다. 공초군에 합격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광해군에게 밥을 사겠다고 제안한 그녀는 막걸리 한잔 만을 마시고도 술에 취해 천연덕스러운 넉살을 늘어 놓습니다.

 

그녀의 입에서 주저리 주저리 나오는 말들은 연기자가 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술 한잔 한 사람이 정신없이 횡설수설 떠드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말투였습니다. 또한 천방지축의 선머슴 같은 말투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행동은 천상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남자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얀 피부와 큰 눈을 가지고 능청스러운 꼼수를 부리거나 개구장이 같은 모습을 선보이며 꼬마 도령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이처럼 문근영은 자기 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 시키며 태평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 낸 것입니다.

 

 

하지만 문근영의 이러한 열연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정작 여자 주인공이 계속해서 남장을 하고 남자 행세를 하고 있으니 뭔가 조금은 아쉽습니다. 특히나 사극의 주 시청자층인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구가의 서>에서의 수지의 모습처럼 아리따운 사극의 여주인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조금은 실망스럽기 까지 합니다. 이러한 실망은 정이가 사기장이 되기 위해 앞으로  계속해서 자신이 여자임을 숨기고 지내야 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아쉬움을 보충해 주는 것이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서현진이 연기하는 심화령 캐릭터가 그것입니다. 화령은 어렸을 적 정이와 함께 정이의 아버지 밑에서 도자기를 함께 배웠지만 김태도 (김범 분)를 사이에 둔 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늘 말괄량이 같이 천방지축이었던 정이와는 달리 화령은 어렸을 적 부터 다소곳한 여성스러움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스러움은 자신이 속해 있는 상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분원 낭청의 아들인 이육도(박건형 분)를 유혹하는 팜므파탈의 모습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지난 방송에서도 화령은 육도에게 구하기 어려운 회회청을 건네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었고 이모습에 첫눈에 반한 육도의 머릿속에는 온통 화령의 생각 뿐이었습니다. 22일 방송분에서도 화령을 찾아 상단으로 온 육도의 손을 끌며 조용한 장소로 옮긴 그녀는 상단과 낭청 이강천(전광렬 분) 사이에 거래가 끊겨 곤란함을 에둘러 표현하면서 짐짓 상단에서 홀대를 당하는 육도의 모습을 보기 싫다고 하며 육도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또다시 회회청을 건네주며 제갈길을 가던 그녀가 모퉁이를 돌기 전 육도를 다시한번 살짝 쳐다보는 모습은 남자라면 누구나 반하지 않을 수 없는 팜무파탈,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이처럼 문근영의 정이가 남장연기로 귀엽고 앙증맞은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면 서현진의 화령은 여성스럽고 남자를 유혹하는 팜므파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 두가지 매력이 드라마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드라마의 줄거리 설정 상 어쩔 수 없이 여자 주인공이 한동안 남장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남장의 문근영과 치명적 매력의 서현진의 연기는 서로 비교되는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으면서도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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