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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KBS 두드림 종영, 착한 예능은 성공할 수 없는걸까?

by 소금인형2 201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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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을 초청해 신선한 토크쇼를 표방했던 KBS의 예능프로그램 <이야기 쇼 두드림>이 1년 6개월만에 종영되었습니다. 이번 종영결정의 이유는 무엇보다도 3%를 밑도는 시청률 부진이 가장 요인으로 보입니다. 연예인들의 사생활 폭로나 19금의 색드립 멘트와 같은 자극적인 내용없이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명사들을 초청해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참여한 사람들의 인생 고민에 대해 조언을 해 주는 나름의 착한 예능 프로그램이 현실인 시청률의 벽에 부딪쳐 종영되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입니다.

 

<두드림>은 2011년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밴드들의 경연 프로그램인 <TOP밴드>의 후속 작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세로 자리잡은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조금은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주기 시작하던 때에 KBS는 전문 예능프로그램 MC가 아닌 작가 황석영,뮤지컬 기획자 송승환,개그맨 김용만,가수 신해철을 MC로 내세워 새로운 형식의 토크쇼를 시작하였습니다. 시대를 초월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우리 사회 가장 뜨거운 이슈의 주인공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때로는 솔직하고 때로는 유쾌한 토크를 펼친 프로그램은 당시 우리사회를 흔들던 멘토열풍과 맞물려 다른 토크쇼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두드림>은 첫 방송 부터 기존의 예능프로그램과 토크쇼와는 다른 구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해 방송사와 언론사에 여러차례 입사시험을 봤지만 모두 낙방하고 광고회사에 입사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광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웅현을 첫 게스트로 초대한 <두드림>은 프로그램 전반부에 명사의 TV특강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습니다. 광고인 박웅현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안에 들어왔다", "잘자 내꿈꿔" 등의 수많은 히트 광고카피를 만들어낸 인물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신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였으며 특히나 진로문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생각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조언이었습니다. 그리고 강연 뒤에 이루어진 MC들과의 질문과 토크는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주제와 분위기를 부드럽고 유쾌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이 후 출연한 영화감독 변영주, 프로야구 선수 이종범, 가수 김장훈 등은 자신의 인생 경험에서 우러난 솔직한 이야기를 토대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가는 내용을 들려 주었으며 프로그램에 초대된 사람들은 단순한 토크쇼의 게스트를 넘어 인생의 멘토로서의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출연한 게스트들의 다양한 삶의 경험은 시청자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분야에 대한 훌륭한 조언이 되었으며 살면서 놓치기 쉬운 소중한 것들에게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의 방송에서 토크쇼는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나와 서로의 비리(?)를 폭로하는 폭로의 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동료 연예인에 대한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숨겨진 이야기를 하면 그 내용이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그 내용도 연예인 누구에게 대쉬를 받은 적이 있다던지 어떤 연예인이 어떤 굴욕을 당한적이 있다던지 하는 자극적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연예인들의 이러한 자극적 폭로는 때로는 그 도를 넘어서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쇼 두드림>은 이런 토크쇼들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 쇼, 착한 예능을 보여 주었습니다.막말과 독설로 자기만의 색깔을 구축한 방송인 김구라 조차 <두드림>은 자신이 진행했던 프로그램 중 가장 착한 프로그램이었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두드림>에서 다루어졌던 소재와 이야기들은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말 그대로 건전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내용과 소재들이 눈에 띄지 않고 관심을 받지 못하였기에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당해 시청률 부진으로 종영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드림>의 이같은 방식은 분명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었고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송에서 특히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착한 예능과 그렇지 않은 예능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은 시사,교양 프로그램과는 달리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받아야 하고 또 웃음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자극적인 소재로 흥미위주의 방송이 될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방송된 다음날 인터넷이나 신문의 연예면에 이슈가 되지 않더라도 조용히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도 하나쯤 있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볼 때 이번 <두드림>의 종영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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