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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직장의 신 계약직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의 제시

by 소금인형2 201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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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광고천재 이태백>의 후속으로 김혜수,오지호 주연의 <직장의 신> 방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직장의 신>은 회사의 부장님도 어쩌지 못하는 카리스마 있는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과 그 주변의 직장인들의 일과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 입니다. 방영되기 전 부터 주연인 김혜수의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표절로 큰 악재를 겪었는데요. 다행히 평소 성격 답게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학위 반납을 약속하는 김혜수의 시원시원한 모습때문에 큰 비난 없이 넘어가는 분위기 입니다.

 

드라마 <직장의 신>에는 두명의 계약직이 등장합니다.

이름도 출신도 배경도 알 수 없는 만능의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과 대학 졸업 후 취직이 되지 않아 고민 중에 있다가 3개월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된 전형적인 88세대 계약직 정주리가 그 들입니다. 

 

드라마 첫회에서는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계약직 88세대의 암울한 모습이 25세의 3개월 계약직 정주리(정유미 분)를 통해 드라마 속에 리얼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지방 삼류대 출신의 만년 솔로의 계약직이라는 우울한 3단콤보를 갖춘 정주리는 드라마의 무대가 되는  Y-Jang 회사의 면접 자리에서 요즘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취업에 대한 고민을 적나라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계약직이라도 꼭 이 회사에 들어어고 싶다.저는 메주다.짜지도 맵지도 않은 메주다.삼류 지방대학교 출신에 토익은 700점이 겨우 넘고,가진 것도 별로 없다.하지만 이 회사에들어와 꼭 좋은 인재로 거듭나고 싶다." 

 

면접관 앞에서 정유미가 내뱉은 이 말은 취업을 위해 대학 졸업도 연기해 가며 대학5학년,6학년을 스스로 자진해서 다니고 있는 요즘 젊은 세대의 고민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전달했습니다. 대학 등록금 융자를 갚지 못해 계속 독촉전화에 시달리면서 콩나물 시루같은 마을 버스를 타고 면접장으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자녀의 모습,형제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계약직 미스김은 그 동안 우리가 알아왔던 계약직 사원의 을의 모습이 아닌 갑의 모습, 그것도 그냥 갑이 아닌 <슈퍼갑>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계약 조건이 담겨있는 '미스김 사용 설명서'를 제시하며 엄청난 포스를 보여 주었고 계약직 계약 내용에 해당하는 미스김 사용설명서에 나오는 일들은 무엇이든지 척척 해내는 슈퍼 계약직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커피타기,생수통 갈기,의자고치기 등 어찌보면 하찮게 여겨질 수 있는 허드레 일들에 대해 미스김은 바로 자신의 업무라며 당당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퇴근 시간에 맞춰 칼퇴근을 하는 가 하면 업무 시간외에 한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수당을 청구하고 극중 직속 상관이 아닌 장규직(오지호 분)이 일을 시키자

"이 파마머리는 내 상사가 아닙니다.이건 내 업무부서 일이 아니고 파마머리도 내 업무가 아닙니다."라며 당당하게 자신에게 닥친 불합리한 명령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물론 현실세계에서는 미스김과 같은 계약직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우리가 알고 있는 계약직은 언제 짤릴지 모르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야근도 휴일근무도 철야근무까지도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정규직과는 차별되는 대우를 받는 그런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비 현실적인 것 같은 미스김의 모습이  재벌 2세의 이야기나 재벌 2세를 만나 신데렐라가 되는 이야기 처럼 남의 애기로 들리지 않고 오히려 공감이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녀가 보여주는 이러한 모습들이 어쩌면 진정한 의미의 계약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계약직은 말 그대로 일정한 업무 즉 직무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만 업무를 제공하기로 계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오래전 부터 직무라는 개념이 확립된 미국 등지에서는 개인의 스펙이나 배경보다 그 개인이 할 수 있는 직무와 그 직무에 대한 능력 정도에 따라 취업이 결정되고 연봉도 결정이 됩니다. 드라마에서 커피타기,생수통 갈기,서류정리 등과 같이 우리가 허드레일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미스김은 바로 그 업무가 자신의 직무라는 생각, 그리고 그 직무는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고 그 능력 때문에 회사와 3개월 계약을 하게 되었다는 직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시간을 업무에 투자하고 투자한 시간 만큼 정당한 보수를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근시간에 칼퇴근을 할 수 있고 업무외 시간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보수를 요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계약직들은 고달픕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계약직 미스김의 모습은 현실세계에서는 어찌보면 불가능할 수 도 있습니다.하지만 현실세상이 그러면 그럴 수록 사람들은 드라마 속의 미스김의 당당한 모습에 더욱 더 응원을 보낼 것입니다. 드라마속의 통쾌한 미스김의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 계약직도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업무를 할 수 있는 그날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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