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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드라마 스페셜 '괴물', 단막극의 존재이유를 보여주다.

by 소금인형2 201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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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가 꼭 연속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또는 매주 고정된 시간에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연속극 스타일도 있지만 영화와 같은 빠른 전개로 단 한편으로 이야기를 완성하는 단막극도 시청자들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진한 여운을 남길 수 있습니다. 30일 방송된 KBS 드라마스페셜의 <괴물>은 이런 단막극의 짜릿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재력가 아들인 태석(연준석 분)은 우발적인 사고로 꽃뱀 민아(김희진 분)를 살해하게됩니다. 재력가의 아들에 명문대를 다니고 있으며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고 있는 태석은 어머니 기일에 만난 민아를 살해하면서 숨막히는 반전과 반전의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사건이 있은 후 태석의 아버지는 현수(강성민 분)를 담당 변호인으로 선임하게 되고 현수는 태석을 자수시키며 그를 꽃뱀에게 당한 피해자로 사건을 우발적인 사고로 둔갑시킵니다.

 

 

하지만 담당검사 진욱(박병은 분)의 끈질긴 수사 끝에 민아의 사인이 후두부 손상이 아니라 질식사임이 밝혀지고 당시 민아는 살아있었으며 변호사 현수가 민아를 죽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된 태석은 변호사 현수에게 왜 그녀를 죽였는지 따졌지만 현수는 만약 민아가 살아있었다면 태석이 폭행죄에 강간미수가 되었을 것이라며 그나마 민아가 죽었기 때문에 도망칠 수 있었다고 뻔뻔하게 이야기 합니다. 돈과 권력을 가진 그들에게 민아의 죽음은 단지 길을 가다가 미친개에게 물리는 것과 같은 재수없는 사건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계속되는 수사의 결과로 실제 범인이 태석이 아닌 변호사 현수임을 알게된 검사 진욱은 태석에게 함께 현수의 범죄사실을 폭로하고 진실을 밝히자고 제안합니다. 태석 역시 남의 이목과 아버지의 완고한 태도로 인해 진실을 밝히기를 꺼려합니다. "그냥 보통 여자애야. 실수도 하고 헛발질도 하지만 살아만 있으면 가족들한테 돌아가 제대로 살 수 있을 그런 여자애야." 라고 절규하는 검사 진욱의 외침은 이미 추악한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배워버린 태석에게는 공허한 외침으로 밖에 들리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에서 다시 반전을 선보입니다. 정의감과 죄책감에 갈등하던 태석은 변호사 현수의 범죄사실을 폭로하고 정의를 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정의로운 길을 택했다고 안도하는 시청자들에게 태석 또한 민아가 살아 있었음을 알고 있었으며 현수가 그녀를 죽이는 것을 묵인했다는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괴물>의 내용은 드라마 제목처럼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라는 의문을 시청자들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한 여인의 목숨 따위는 하찮게 여기는 소위 가진자들의 파렴치한 모습이 더 괴물 같은 지, 돈의 노예가 되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변호사 현수가 괴물인지,  아니면 겉으로는 정의감과 진실을 이야기 하면서도 이미 마음속으로는 어쩔 수 없는 괴물이 되어 있었던 태석이 진정으로 더 나쁜 괴물인지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서 변호사 현수가 던진 "아직도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해?" 라는 비아냥거림은 누구라도 괴물이 될 수 있으며 거짓과 위선이라는 주제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드라마 스페셜 <괴물>이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형식이 단막극 이기에 짧은 시간안에 함축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과감한 생략과 암시, 그리고 복선이라는 긴장감 높은 극의 전개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헬리캠과 에픽 드래곤이라는 최신 기종의 카메라를 사용한 영상은 화려한 영상미를 선보이며 극의 완성도를 높여 주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다음회를 기다리는 연속극도 나름 재미가 있지만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단막극도 때로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음을 드라마 스페셜 <괴물>은 너무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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