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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이야기

꽃보다 할배, 생존예능이 아닌 착한 예능으로 남아주기를.

by 소금인형2 201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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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의 H4할배들과 짐꾼 이서진의 고군분투 스페인 여행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이서진의 합류로 완전체가 된 꽃보다 할배팀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황영조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로 기억에 남아 있는 바로셀로나 시민들의 쉼터, 몬주익 언덕을 찾았습니다.그런데 여기에서 생각치도 못했던 난관이 생겼습니다. 할배들의 걷는 거리를 줄이려고 일부러 선택한 케이블카 이동과 산보를 결합한 코스가 예상외로 산보의 거리가 길었기 때문입니다.

 

 

몬주익 언덕을 오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한 꽃보다 할배 팀은 케이블카에서 내려 언덕을 둘러본 뒤 다음 목적지에 가기 위해 또 다른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이동을 했습니다. 얼마나 걸어야 하느냐라는 할배들의 질문에 이서진은 걸어서 5분이면 된다며 안심을 시켰고 먼저 앞장을 서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걸어도 걸어도 끝은 보이지 않았고 마침내 걷기를 제일 싫어하는 백일섭 할배의 화가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할배들의 고난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바로셀로나 여행을 마치고 그라나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할배들은 야간열차를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의 기차여행에 잔뜩 들떠 있는 할배들 앞에 현실은 짐조차 제대로 들여다 놓을 수 없는 비좁은 침대칸의 모습이었습니다.눈앞에 펼쳐진 어이없는 현실에 박근형 할배는 헛웃음만 지었고 다혈질의 백일섭 할배는 침대칸을 박차고 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할배들의 고생이 너무 미안했던지 나영석PD는 할배들을 찾아가 너무 죄송하다는 말로 사과를 했습니다.침대칸의 불을 끄는 것으로 카메라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하는 장난으로 장난기 어린 투정을 부리기도 했지만 할배들은 하룻밤만 자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영석PD를 달랬습니다. 하지만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만 무려 8시간이나 걸리는 일정은 아무래도 할배들에게는 힘든 여정인것 만큼은 사실일 것입니다.

 

 

한동안의 휴식기를 거치고 다시 시작한 꽃보다 할배의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제작진은 업그레이드 된 중급 배낭여행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번 스페인 여행의 일정은 젊은 사람들이 소화해 내기에도 꽤 벅찬 강행군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다 제작진들은 여행 초기에 할배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행경비를 삭감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영석PD를 포함한 제작진들은 아마도 할배들이 젊은 친구들과 같은 진정한 배낭여행을 함으로써 고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여행의 추억을 보여주고자 한 모양입니다. 

 

나영석PD는 이미 전작인 <1박2일>을 통해 출연진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이른바 생존예능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번 꽃보다 할배 에서는 이런 생존예능을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젊은이들 처럼 고생을 하며 하는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감동도 있겠지만 할배들의 여행은 젊은이들과는 다른 또다른 감동을 이미 선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할배들의 예능은 젊은 사람들과 같은 화려한 리액션과 버라이어티한 장면은 없을 지 모르겠지만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감동이 있습니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의 모습들도 일부러 만들거나 설정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살아온 할배들의 연륜과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배어 나오는 것입니다. 여기에 70이 넘어선 할배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일반 예능에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관점과는 또 다른 시선을 보여줍니다. 똑같은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더라도 이제는 인생을 정리하는 단계에 접어든 노배우들의 감상은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는 신선한 감동인 것입니다.

 

때문에 꽃보다 할배가 고생하면서 하는 여행이 진정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고 추억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굳이 따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한 출연진들을 꼭 고생시켜서 그 과정에서 웃음을 얻어내는 생존예능이라는 형식의 강요도 없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걱정되는 것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 내는 할배들의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나영석PD와 제작진들이 적절한 선을 넘지 않아서 꽃보다 할배가 생존예능이 아닌 착한 예능으로 남아주기를 바래 봅니다. 나영석PD님 좀 살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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