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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불의 여신 정이,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완벽한 싱크로율.

by 소금인형2 2013.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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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아역배우들이 연기하는 등장인물들의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함으로써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에 들어갔습니다. 15일 방영된 5회에서는 이강천(전광렬 분)이 보낸 자객에 의해 정이의 아버지 을담(이종원 분)이 죽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본 정이는 아버지의 유훈인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 되기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죽은 것처럼 속이고 5년이란 세월동안 아버지의 스승이었던 문사승(변희봉 분)에게 자기를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5년의 세월이 흐른 뒤 정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변신하게 되었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정이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드라마 초반에 아역 배우들이 연기하는 어린시절을 보여주고 여기에 몇년 후 부터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여 본격적으로 드라마가 진행되는 패턴은 많은 드라마에서 바이블 처럼 쓰여지고 있던 방식이었습니다. 특히나 주인공의 입지전적인 일대기를 보여주는 사극에서는 어쩌면 필수적인 형식으로 쓰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인 연기자들보다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 인기를 얻게 되는 아역 스타가 탄생하기도 하는 등의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역 배우와 성인 연기자 사이에 외모나 보여지는 행동이 차이가 있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어색해져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아역배우와 성인 연기자 사이에 이미지 상으로 매치가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쉽게 공감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드라마에 몰입하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아역 배우와 성인 연기자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주어 5년이라는 세월의 공백과 성인 연기자로 바뀐것에 대한 어색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주인공 정이의 아역을 연기했던 아역배우 진지희 연기는 모든 사람이 칭찬할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운 연기였습니다.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아역 이라는 무거운 압박감에도 그녀의 연기는 마치 물만난 고기처럼 활기 찼으며 외모도 연기의 수준도 모두 폭풍 성장한 일취월장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녀의 이러한 연기는 오히려 성인 역을 맡은 문근영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는냐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오랜 연기경험을 가진 문근영은 이러한 우려를 기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진지함과 순수함이 묻어나오는 똘망똘망한 눈빛은 어릴 적 정이의 모습 그대로 였으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단있는 모습또한 그대로 였습니다.

 

단순히 아역배우라고 하기에는 이제는 미안할 정도인 노영학의 광해군 아역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수준급의 연기였습니다.그는 진중하면서도 강단있고 사리분별을 명확하게 하는 광해군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특히나 사극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선보여 또 한번 연기천재라는 칭찬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연기의 바통을 이상윤이 넘겨 받게 되었는데 놀라운 점은 노영학과 이상윤의 외모가 무척 닮았다는 점입니다. 외모뿐만 아니라 평소에 이상윤이 보여주었던 연기 패턴과 대사를 하는 목소리 톤까지 둘 사이에는 무척이나 비슷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변신되는 함정에 누워있던 장면에서는 잠깐 동안 다른 인물들은 다 변하는데 왜 광해군은 그대로 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등장인물 그 누구보다도 아역배우와 성인연기자의 싱크로율이 완벽했던 것은 아마도 임해군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사전에 임해군의 성인 연기자 역이 탤런트 이광수로 결정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임해군의 아역을 연기한 이인성의 연기는 누가 보더라도 이광수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인성의 다소 큰 키에 덤벙거리는 행동이나 산만한 모습을 표현한 연기는 머릿속에 이광수를 떠올리게 했으며 이런 사전 배경으로 인해 기방에서 술을 먹고 있는 모습으로 첫 등장을 알린 임해군 이광수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이어지는 장면 또한 무리없이 처리하였습니다. 정이를 곁에서 지켜주던 김태도는 활쏘기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아역배우가 활을 쏘고 성인연기자가 과녁에 꽂힌 화살을 뽑는 장면을 보여주었고 정이를 잊지 못하던 광해군은 정이를 처음 만났던 숲속 함정에 누워 있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로 대체 되었습니다. 특히나 밥과 청소 빨래만 시키는 스승님에게 불만 섞인 하소연을 하는 정이의 모습은 앞마당에 널어놓은 형형색색의 빨래를 사이에 두고 이를 통과하며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 문근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같은 편집은 단순히 화면에 '몇년 후'라고 표기 하는 차원을 넘어 여러명의 등장인물에 대해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의 변신 모습을 마치 파노라마 처럼 보여줌으로써 화면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등장인물과 함께 5년을 살아온 것같은 공감을 주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의 아역배우와 성인 연기자의 조합은 마치 실제 아역배우가 그대로 자라나 성인 연기자가 된 것처럼 너무나도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드라마 제작진이 아마도 성인 연기자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아역배우들을 선정하고 그들의 연기 또한 뒤에 있게될 성인 연기자들에 맞추어 설정함으로써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시청자들은 바뀐 연기자들에 대한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고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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