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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구암 허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이유

by 소금인형2 201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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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일일사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드라마 <구암 허준>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체 120부작 중 16회가 방영되고 있는 지금 시청률은 6~7% 대를 오가며 당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다아는 이야기, 리메이크 작품의 한계


<구암 허준>은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이전에 했던 드라마를 다시 방영하는 소위 리메이크 드라마입니다.따라서 사람들은 드라마의 줄거리를 이미 어느정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방송을 접하게 되는 데요.이렇게 사람들에게 익숙한 드라마의 줄거리는 일면 드라마의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구암 허준>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익숙함이라는 장점보다는 다음 이야기를 미리 알고 있기에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드라마 방영시간을 기다리며 보게 되는 시청자들도 많이 없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궁금증에 계속해서 다음편을 기다리고 또 다음편을 기다리는 일종의 건강한 중독현상을 가지게 됩니다.대부분의 드라마들은 전체의 줄거리 상 한 두편을 놓치게 되면 극의 흐름을 쫒아갈 수 없기에 한편 한편 놓치지 않고 기다리면서 시청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암 허준>은 이러한 중독성을 사람들에게 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내용을 알고 있기에 한 두편을 놓치고 시청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소위 이야기 하는 한편도 놓치지 않고 시청하는 본방사수의 매니아 팬들도 만들기 어렵다는 것도 <구암 허준>의 초반 부진을 가져온 큰 이유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일일사극? 너무 짧은 방송시간


당초 <구암 허준>이 일일사극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제작된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의 극적요소와 갈등을 그 짧은 시간에 담아 낼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습니다.하나의 극적요소와 갈등을 전개 시키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방송분량이 필요한 법인데 짧은 방송시간으로 매일 매일 찾아간다는 장점만으로 이것을 커버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와 걱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등장 인물이나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의 배경이 되는 내용들에 대해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비로소 집중하게 될 만한 하면 드라마는 벌써 끝나고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한 회분의 드라마를 볼 때 처음 부터 집중해서 극에 빠져 들지는 않습니다. 어느정도 예열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 예열의 시간이 끝나고 내용에 빠져들게 될 쯤 일일사극은 그 방송시간의 한계 때문에 끝나고 맙니다. 이렇게 되면서 사람들은 뭔가 아쉽다, 허탈하다 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고 점점 드라마 <구암 허준>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 짧은 방송시간이라는 한계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낮추는 악영향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그 동안 방송되었던 내용들 중에 극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중요한 사건들을 너무 짧은 방송시간에 담다 보니 사건의 중요성도 떨어지고 시청자들의 긴장감도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유의태가 양혜수와 구침지희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유의태가 어떻게 심의로써 살아가게 되었는 지 그리고 유의태의 아들 도지가 허준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지에 대한 중요한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시간상 어쩔 수 없이 너무 짧게 처리되어 아쉬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빠른 전개가 오히려 독


해야될 이야기는 정해져 있고 하루 하루 방송시간은 짧게 정해져 있다보니 자의든 타의든 간에 드라마 <구암 허준>의 전개는 무척 빠릅니다. 군더더기는 거의  없고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에드립도 찾아 보기 힘듭니다. <구암 허준>이 일일 사극이 아니라 요일 마다 하는 요일 드라마 였다면 이러한 빠른 전개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 올리는 효자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일 사극으로써의 <구암 허준>은 이러한 빠른 전개가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사건 중간 중간에 쉬어가는 장면이 없다보니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그 대사나 장면을 음미해 보고 스스로를 감정이입 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일례로 화요일 방송된 내용에서는 대역죄인이라는 누명을 벗어 신분이 회복된 다희아씨가 허준을 찾아 산음 땅까지 찾아왔으나 그런 그녀를 자식의 장래를 위해 매몰차게 거부하는 허준 어머니의 절절한 간청 장면이 나옵니다.여기에서 다희아씨는 천리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자신의 처지를 덮고 자신이 사모하는 허준의 앞길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허준을 만나지 않고 떠나기로 눈물어린 결심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다희 아씨의 가련한 마음과 처지에 원래의 의도대로 라면 시청자들은 동정을 하게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장면들은 허준이 동료 약초꾼들의 계략에 빠져 사경을 헤매다 삼적대사와 대풍창 환자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는 장면과 교차 편집되어 방송되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정적 몰입을 하는 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이는 짧은 시간에 정해진 이야기를 모두 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전개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드라마 <구암 허준>의 초반 부진은 아직 까지 허준의 실질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는 의술에 대한 이야기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허준이 유의태 밑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며 의술을 연마하며 진정한 심의로써 거듭나는 과정이 전개된다면 분명 드라마의 시청률은 나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정된 시간에 정해져 있는 이야기들을 나열하기에 바쁜 형태로 가게 된다면 시청률의 상승은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일일사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은 매일 매일 그 시간에 TV앞에 불러 모을 수 있을 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구암 허준>은 허준을 소재로 한 최초의 실패한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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