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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운명처럼 널 사랑해, 유치함을 극복해낸 주인공들의 연기력.

by 소금인형2 201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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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주인공 김미영 역을 맡고 있는 배우 장나라의 눈물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27일 방송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 17회 방송에서는 집안의 내력인 유전병이 발병한 이건(장혁 분)이 사랑하는 여인 김미영(장나라 분)에게 미리 찍어둔 영상을 통해 사랑을 고백하고 이 모습을 본 김미영이 이건의 진심을 알게되어 오열하는 장면이 보여졌습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한 유산과 자신의 유전병으로 미영이 고통받을 것을 염려한 이건의 감추어진 배려로 3년전 헤어졌던 두 사람은 개똥이 그림을 매개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며 그림을 구입한 이건은 아직도 자신이 미영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이미 유전병이 발병한 그로서는 미영과 함께 하면 오히려 미영에게 고통만을 줄 뿐이라는 생각에 또다시 미영을 밀어냅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미영은 개똥이 그림이 한낱 그림일 뿐이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 건이에게 또다시 실망하며 건이에 대한 마음을 접고 다시 외국행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3년전 자신을 떠나게 했던 이혼서류가 실은 세라가 작성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두 사람의 헤어짐을 안타까워 하는 변호사가 건넨 녹음기에서 이건과 변호사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자 마지막으로 이건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이건의 집을 방문합니다.

 

이건의 방에서 미영은 방 한쪽에 가득 놓여있는 아기 물건들을 보게 되었으며 이건이 녹화해 놓은 화면들을 보면서 이건이 왜 자신을 떠났는지, 이건이 감추고 있던 마음속 진심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화면속에서 진심을 이야기 하며 그래도 미영을 잡을 수는 없다고 괴로워하는 이건의 모습을 보며 미영은 그동안 건이가 자신에게 못되게 굴었던 모든 행동들이 자신을 위한 마음에서 나왔다는 것을 깨닫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슬프고 안타까워 보는 이도 마음이 울컥해 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이야기는 식상할 정도로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후세를 잇지못해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재벌2세가 어느날 우연한 사고로 착한 것이 유일한 무기인 여자를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후세를 잇겠다는 목적으로 계약결혼을 하게 되지만 점차 운명같은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은 너무나 많이 보아왔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또한 그리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늘 등장하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유치한 웃음 코드나 과장된 인물들과 대사들까지도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드라마로서는 비현실적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작정하고 유치함을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아마도 미영과 건이가 호텔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에서 등장한 떡방아씬은 이런 유치함의 결정판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에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빠져드는 것은 이제는 어느덧 중견배우가 된 주인공 장혁과 장나라의 농익은 연기 내공 때문이었습니다. 장혁과 장나라는 이미 10여년전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원조 로맨틱 코미디 커플입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두사람이 또다시 로맨틱 코미디를 함께 한다는 것은 아마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풋풋함이나 달달함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조금은 무리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장혁과 장나라는 연기에 대한 완숙미로 극복해 냈습니다. 장혁의 다소 과장된 말과 행동으로 보여지는 재벌2세의 모습은 그가 감추고 있는 진지함과 진심을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천방지축, 안하무인의 모습으로 버럭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서 때로는 자신만의 슬픔을 마음속 깊이 감추는 진지한 모습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장혁의 연기는 이제는 많아진 그의 나이 만큼이나 넓어진 스펙트럼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한 남자를 사랑하고 그 남자를 떠나야 했던 심정을 연기한 장나라의 감정 연기는 섬세했습니다. 이전의 어릴 적 풋풋함과 상큼함에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 내는 완숙미까지 가미되어져 약한 듯 하면서도 강하고 귀여우면서도 성숙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녀의 매력이 단순히 동안 얼굴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녹화된 영상 속에서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한다고 절규하는 장혁의 모습과 이런 장혁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나라의 모습에서 연기 이상의 진실성을 볼 수 있었고 그 진실성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온 것입니다.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장혁과 장나라는 완숙함을 보이는 연기력으로 단순히 웃고 즐기는 로맨틱 코미디 그 이상의 무언가를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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