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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황금의 제국,관록의 연기를 보여준 박근형과 김미숙.

by 소금인형2 2013.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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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황금의 제국'의 황제 최동성(박근형 분) 회장이 아내 한정희(김미숙 분)의 증오에 찬 배웅을 받으며 마침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죽음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최동성 회장 앞에서 아내 한정희는 27년 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며 최동성에게 증오에 찬 저주를 퍼부어 댑니다. 그는 한정희의 독설을 들으며 후회인지 분노인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드라마 <황금의 제국>은 돈과 재벌이 얽힌 욕망의 싸움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드라마 입니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암투와 치열한 후계다툼은 실제로 우리사회의 어느 재벌에서 일어났음 직한 이야기들이라 더욱더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작가와 연출가의 전작인 <추적자>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빠른 전개와 사실감 넘치는 구성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추적자>를 보던 당시의 긴장감을 다시 가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 바로 관록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박근형과 김미숙의 열정적인 연기 입니다.

 

박근형이 연기하고 있는 최동성은 말 그대로 황금의 제국의 황제입니다. 그는 성진그룹의 회장으로 대한민국을 실제로 움직이는 숨은 실세 이며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혈육의 정마저 매몰차게 끊을 수 있는 한마디로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지 않을 그런 사람입니다. 박근형은 이전 작품인 <추적자>에서도 대기업 회장역을 맡아 연기했었습니다. 그때와 <황금의 제국>에서의 역할이 겹쳐지는 이미지도 있으나 박근형은 나름 다른 면을 가진 냉혹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회장의 모습을 만들어 냈습니다.

 

드라마 초반의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황제의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말한마디에 수많은 사람들이 벌벌 떨며 따라야 했고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우려가 있는 조카를 내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세월의 무게 앞에서는 어쩔 수 없어 뇌종양 수술 후에는 치매에 걸린 나약한 노인의 모습으로 변하게 됩니다. 치매에 걸려 자신의 아들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며 오열하는 장면은 실감나는 연기 그 자체였습니다.

 

최동성 회장은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철면피의 얼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아내의 오래된 복수의 계획은 죽음 직전에서야 알 수 있었지만 그의 막내아들 최성재(이현진 분)가 자신의 핏줄이 아닌 혼외자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기 자식이 아닌 아들을 부성애로 품었던 것입니다. 그는 어머니 한정희의 복수계획에 죄책감을 느껴 사죄하는 아들 최성재에게 오래전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잘 자라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함으로써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최동성 회장도 죽음앞에 이른 자신에게 지난 27년 동안의 복수를 꿈꾸며 참고 살아왔다는 아내 한정희의 고백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정희는 최동성 회장의 임종자리에 아무도 들이지 못하게 하고 그동안 마음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그에 대한 복수의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그녀의 독설을 들으며 말한마디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그의 눈빛은 오랜 세월 아내에게 속았다는 것에 대한 분노인지 아니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업보라고 생각하는 후회의 눈빛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남편에 대한 증오와 독설을 쏟아냈던 아내 한정희(김미숙 분)는 평소 항상 상냥한 모습으로 4남매를 걱정하고 챙기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인자한 어머니의 모습이였습니다. 치매에 걸려 변조차 가리지 못하는 최동성회장을 옆에서 지극 정성으로 간병하는 모습과 집안 싸움을 말리기 위해 화해를 주선하는 모습은 현모양처의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27년동안 가슴 속 깊이 엄청난 증오와 복수의 계획을 품고 살았으며 마침내 최동성 회장이 죽음을 목전에 두게되자 모든 것을 쏟아냈습니다. 죽어가는 최회장 옆에서 그녀가 하나 하나 내뱉는 독설은 분에 못이겨 마구 소리치는 싸구려 분노가 아닌 너무나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 였기에 더욱 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특히 죽어가는 최회장을 바라보는 눈빛속에는 오랜 시간을 견뎌낸 인내의 고통스러움과 이제는 그 고통을 이겨내고 복수를 할 수 있다는 만족감이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명의 중견배우가 보여준 임종장면의 연기는 관록의 연기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극적인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과잉되어 소리치거나 울부짖지도 않고 조용조용하게 눈빛과 대화로 오고가는 두사람의 감정의 선은 시청자들을 최대한 이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박근형은 자신의 눈빛에 지난 날들의 잘못에 대한 후회와 반 평생을 오로지 복수라는 괴로운 일념에 사로잡혀 살아야 했던 부인에 대한 연민을 담았고 김미숙은 차분한 말투에 오랜 세월 복수의 기다림과 결연한 의지를 담아냈습니다.

 

드라마 <황금의 제국>은 이제 황제가 죽음으로써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후계다툼이 절정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끝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릴 것이며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 질 것입니다. 그리고 중견 연기자로서의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박근형과 김미숙의 연기가 이 같은 드라마의 화려한 피날레를 위한 훌륭한 초석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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